"겁박에 멈추지 않는다" 대통령실 앞 투쟁 외친 의사들

"전공의 환자 곁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건 정부와 대통령"
"교수들 오래 못버텨, 제자들 환자 곁으로 돌아오게 해달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2-22 21:3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 반발한 의료계가 2주 연속 대통령실 앞에서 정책 철회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일 이후 전공의 사직률이 빠르게 증가하며 정부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의사들은 겁박에 멈추지 않겠다며 맞서는 모습이다.

22일 서울시의사회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사에 나선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은 체포나 구속 등 겁박에도 물러서지 않고 과도하고 독단적인 의대정원 증원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의해 비대위가 와해되더라도 투쟁 열기가 식지 않도록 2선, 3선의 박명하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박 조직위원장은 보건복지부가 면허정지 사유로 든 지난주 대회사를 다시 외치며 투쟁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 조직위원장은 "디데이는 우리 의대생, 전공의가 희생당하는 그날이다.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그날이다"라며 "서울시의사회는 디데이를 준비해 달라. 함께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교수,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임현선 송파구의사회장
여성 의사가 나서 정부 인식과 발언을 꼬집기도 했다.

최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브리핑 과정에서 의사를 '의새'로 발언해 실수를 시인한 점과, 의사 부족 근거를 들면서 여성 의사 비율 증가, 남녀 의사 근로 시간 차이 등을 언급해 반발을 산 점을 지적한 것.

임현선 송파구의사회장은 "0.5인분 밖에 못하는 낙수과 여자 의새 인사드린다"라며 "보건복지부 차관은 어느 시대인데 여자가 0.5인분이라는 망언을 늘어놓으며 여성 능력을 비하하고 있다. 여자 의사 비하하는 박민수는 사퇴하라"고 말했다.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제자인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책을 철회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식으로 정책을 관철한다면 10년 뒤 2000명씩 의사가 늘어도 환자 생명을 지킬 의사들은 사라져 갈 것이라는 우려도 밝혔다.

김 교수는 "결국 정책이 관철된다면 젊은 의사들은 앞으로 의미 있는 일에 젊음을 바치지 않을 것"이라며 "10년 후에 2000명 의사가 늘어나도 환자 생명을 지키는 의사는 사라질 거다. 그게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의료현장 혼란은 3월이면 더 커질 예정으로, 교수들이 빈 자리를 메우는 한계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란 점도 언급했다.

3월이면 병원에 신규 유입돼야 할 인턴과 전공의 1년차는 계약서를 쓰지 않았고, 이들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조차 없다는 것.

대학병원에선 전공의 빈자리를 교수들이 메우고 있지만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점도 토로했다.

김 교수는 "전공의들은 환자 곁에 있고 싶어 한다. 저는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고 부르고 싶다"면서 "그들과 함께 수술하고 설명하면서 좋은 외과 의사로, 내 몸을 맡길 수 있는 외과 의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들을 환자 곁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정부와 대통령"이라며 "2000명 증원을 제발 철회해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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