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에 소개된 의정갈등…의료계 관심·지원 당부

의협 글로벌포럼서 의대정원 증원 문제점·우려 설명
"세계의사회와 글로벌 의료기관, 국내 상황 예의주시"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4-17 06:08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세계의사회(WMA) 임원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국내 의정갈등 상황이 소개됐다. 의료계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과 의학교육 질 저하 등 우려를 설명하며 국제 의료계에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16일 대한의사협회 글로벌 포럼에서 국내외 보건의료 현안 세션 연자로 나선 도경현 의협 국제이사는 최근 국내 의료계 전반에 대한 상황을 설명했다. 도 이사는 국내 의료계 특성과 상황, 최근 이슈와 향후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이슈에는 지난해 간호법 사태부터 수술실 CCTV법 시행,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의료인 면허취소법, 필수의료 살리기, 의대정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6가지 이슈 가운데 현재진행형인 의대정원 확대 정책과 의정갈등 상황이 핵심으로 소개됐다.

도 이사는 먼저 지난 2월 6일 정부가 일방적으로 현 의대정원 65% 수준인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며 사태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필수·지역의료 활성화를 목표로 오는 2035년까지 의사 1만 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국가별 고유한 의료 시스템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보다 적다는 통계자료만 피상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책 목표인 필수·지역의료 인력 유입이나 의대 증원에 대한 객관적·과학적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일시적 대규모 증원은 의료 교육 질을 저하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양질의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선 적절한 교육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자원이나 환자, 숙련된 교수, 체계적 임상 교육 등이 모두 부족할 것이란 시각이다. 성급한 의대정원 확대는 교육 환경을 담보하기 어려워 질을 저하시킬 것이란 우려다.

도 이사는 의료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 개선책이 선행돼야 하며 필수·지역의료에 대한 지원 정책과 재원 조달 방법, 의료전달체계, 보상 시스템 등에 대한 계획이 고려돼야 한다는 의료계 시각도 소개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구추계나 의료수요, 의료체계 및 재정 전반에 대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우려와 입장에 따라 국내 의사들은 의료 붕괴를 걱정해 무분별한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 이사는 "정부는 많은 우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진행해 현 의료 위기를 초래했다"며 "정부는 억압적 조치를 중단하고 의사들과 건설적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의사회를 비롯한 글로벌 의료기관은 국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제 의료인 동료의 지속적 지원과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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