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맥페란 사건,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예방장치 필요"

맥페란 주사처방 의사, '실형' 선고에 의료계 진료 위축 우려
동일한 유형의 사건 재발 방지 위한 DUR 보완‧발전 필요해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6-13 11:58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맥페란 사건이 의료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맥페란 주사를 처방한 의사에 실형이 선고되면서 대한의사협회뿐만 아니라 의료계는 재판부 판결에 유감을 나타내며 진료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또 어느 병원에서든 맥페란 주사제를 처방할 수 있어서 이 같은 사건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맥페란 사건은 영양제주사를 맞으러 내원한 80대 환자가 속이 메스껍고 구토 증상을 호소함에 따라 60대 의사가 항구토제 맥페란 주사를 영양제와 함께 투여 후 환자에게 전신 쇠약, 발음 장애, 파킨슨병 악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형사고발된 사건이다.

이에 대해 창원지법 형사 3-2부는 의사가 환자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물을 투약하면서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금고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사에서 한순간에 전과자가 된 것이다. 

의료계는 이 사건판결에 대해 의사가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인해 벌어진 일임에도 벌금도 아닌 징역형을 선고한다는 것은 의사들의 진료를 위축시키는 상황을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좌훈정 회장은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대목동병원 사건은 신생아중환자실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지만, 맥페란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의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재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어 "맥페란은 흔하게 사용되는 주사제고,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심지어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약품도 다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이 같은 부분을 감안하고 의료행위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심지어 파킨슨병을 진료하는 신경과나 신경외과 선생들도 파킨슨병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구역 및 구토를 막기 위해 맥페란을 사용한다"고 했다.

파킨슨병 환자가 구토를 하는 중에 토사물이 역류해 기도를 막을 경우, 더 나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때문에 "맥페란의 부작용으로 파킨슨병이 악화됐다고 의사를 처벌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재판부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로 인해 앞으로 대한민국 의사들이 멕페란 주사제를 쓰겠냐. 물론 안 쓴다고 해서 환자증상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지지 않겠지만 환자 치료에 제약이 생길 것이고, 치료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결국은 환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토억제제인 맥페란 외에도 '온단세트론(ondansetron)'도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으로 인한 구역 및 구토 치료 약물이다. 하지만 현재는 비급여다. 결국 맥페란을 대체할 다른 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대체 약물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맥페란 사건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적극적인 예방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같은 날 의료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맥페란 사건의 경우, 지속 투여는 아니고 일시적이었기 때문에 악화됐다가 호전됐을 수도 있었는 데 환자가 고령이다 보니 상황이 더 심화된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노인들의 경우 여러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 본인도 병원 내원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의사도 다 체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심지어 약국도 다 못 걸러내는 경우도 있다"며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는 구멍을 시스템적으로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병원 및 약국에서 전자처방을 할 때 중복 처방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 Drug Utillization Review)를 보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인해 이 시스템이 질환별로는 걸러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제2의 맥페란 사고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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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2024.06.17 09:44:07

    온단세트론 비급여라고 하셨는데 급여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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