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료계는 의대정원 증원을 두고 정부와 7개월이 넘는 대치상황을 계속하면서도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내부 반성이 나온다. 이에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정책에 따른 국민 피해를 알리는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의협을 중심으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9일 오후 7시 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회장 문지호) 14주년 총회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사진>은 '교육자가 바라본 의대증원 사태'를 발제로, "의료법상 의사들을 대변할 수 있는 합법적인 단체는 대한의사협회다. 마음에 들든, 안 들든 법적으로 의사협회는 의료계를 대표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의협 집행부 및 임현택 회장 리더십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아브라함 링컨의 말을 인용해 "내부에서 분쟁하는 집은 서지 못하리라고 얘기한다. 외부에서 보여질 때는 조금 더 한목소리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의대정원 문제 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근거마련 및 설득의 필요성에 대한 시각도 내놨다.
이진우 회장은 "의정갈등 7개월을 겪으면서 의료계가 정말 준비가 안 돼 있구나, 어떤 자료집 형태의 정리된 데이터들이 별로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래 가지고는 장기전에 어려움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에 "5개 TF를 구성했다. 인력 추계 검증에 관련된 TF는 전의교협과 같이 진행을 하고 있다. 기초의학 직능에 관련된 TF, 인턴을 포함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에 관련된 TF, 지역 의료 살리기에 대한 TF, 필수의료에 관련된 TF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이성이 아니라 이익에 호소하라고 얘기한다. 국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는지, 어떤 피해가 돌아가는지를 잘 설명하고 잘 홍보해야 될 것이다.정부가 얘기하는 여러 가지 수가 올리는 문제, 의사 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의료비용이 올라가고 의료보험료가 올라간다. 그런데 아무도 얘기를 안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잘 알려야 될 것"이라며 "국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가 국민의 도움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잘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이진우 회장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의료사태 해결은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어떻게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힘들겠지만 임현택 회장을 비롯해 의협 집행부, 대의원회뿐만 아니라 각 회원들, 전공의 선생, 의대생들 등이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함께 한다면 여론은 달라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홍순원 여자의사회장도 의협을 중심으로 의료계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 회장은 "우리 의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내부의 갈등들이 조금씩은 있지만 서로를 보듬어야 되는 시기"라는데 방점을 뒀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의료가 붕괴되고 국민 생명이 위태로워질 것이 뻔히 예상되는 현 사태 속에서 우리 의사들의 양심과 윤리의식으로는 도저히 정부의 행태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비윤리적인 정부 정책 앞에서 환자의 생명과 의료 시스템을 지켜내야 한다는 우리의 윤리의식이 힘겹게 사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의료 대란의 원인 제공자인 정부는 사태 해결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들을 악마화해 국민들과의 분열을 조장하고 최근 간호법까지 국회를 통과시키는 등 여러 악재들로 인해 회원들의 절망감이 말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의 의료 농단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의정갈등으로 휴학한 의대생 "해결에 초점 맞춰져야"
이번 총회에 정부의 의대정원 정책으로 인해 휴학한 의대생들도 참석해 장기간의 의정갈등으로 인해 겪었던 분노와 불안 등에 대한 감정을 토로하면서 사태해결에 좀더 초점이 맞춰지길 기대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 2학년 휴학생 명효종씨는 "첫 휴학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동안에는 정말 하나하나의 댓글, 하나하나의 반응에도 정말 분노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고 매우 불안했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휴학이 장기화될 것 같다는 조짐을 보이자 오히려 어떤 의사가 돼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훨씬 더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가게 되는 시간인 것 같고 아직까지 의사가 되지 않고 학생이긴 하지만 조금 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고 아, 내가 정말 의사가 된다면 이러한 상황에 부딪칠 수 있겠구나, 이러한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겠구나, 하면서 더 성숙해지는 시간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더 계속될수록 고민 되는 부분들도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상황이 끝나고 다시 학교에 갔을 때 성숙한 생각을 가진 의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공부하면서 실현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좀 많이 고민되고, 그 점이 가장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서 해결에 많이 초점이 맞춰져야 될 것 같다"며 "처음 의대에 들어왔을 때 단순히 사람을 많이 살리겠다는 초심을 계속 유지하고 싶고, 지금 현재 알고 있는 고민들이 그러한 초심을 끝까지 붙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독자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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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2024.09.10 10:09:11
정부가 지금 비상진료체제에 건보툐를 자기돈처럼 마구 쓰는데
이부분을 국민들도 알수 있도록 많이 다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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