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회 "검사료와 판독료 분리…의사 노동가치 인정해야"

2일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4) 기자간담회
"불필요한 영상검사 줄여…의료비 ↓, 의료진 번아웃 막아야"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10-02 18:21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대한영상의학회가 CT와 MRI 등 영상의학검사료와 판독료 분리를 통해 의사의 노동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불필요한 영상검사를 줄여 국민들의 의료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판독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번아웃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2일 코엑스 오디토리움 부속룸 R1에서 진행된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4)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대한영상의학회 이충욱 보험이사는 "현재 국내 영상검사 수가를 해외와 비교해 보면 매우 낮다. 특히 미국, 호주와 비교해 보면, CT는 이들 국가의 약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여전히 굉장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보건복지부에서는 계속 영상 수가가 높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수가를 계속 삭감함으로써 검사장비 자체의 삭감은 규모의 경제를 따졌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지만 각 검사를 시행할 때마다 영상의학과 의사의 판독이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사노동에 대한 가치를 동일하게 착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성일 총무이사는 "일반인을 비롯해 심지어 의료인들조차 영상을 찍고 이를 판독하는데 얼마만큼의 노력이 들어가는지 잘 모른다. 많이 찍는다고 해서 판독하는 노력이 적게 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힘들기 때문에 수가가 올라가야 정상이다. 때문에 검사료와 판독료를 분리시켜야 한다. 판독하는 의사 노동비에 대해서는 제대로 책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상검사의 증가 이유로 영상검사의 행위별 원가보전율이 낮은 저수가 문제가 가장 크며, 방어의료와 영상검사 임상가이드라인의 미비 등을 꼽았다.

이충욱 보험이사는 방어진료와 관련해 "현재 의료분쟁 등의 여러 법적문제에서 적절한 영상검사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의료진의 과실로 판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고, 법적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방어의료의 일환으로 영상검사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승은 회장은 의료분쟁과 관련한 예를 들었다. 정 회장은 "몇 년 전에 탈장된 아기가 응급실에 실려온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아이에게 CT를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당시 판결에서 CT를 왜 안 찍었냐가 문제가 됐다. 이후 응급실에 이와 비슷한 증상이 있는 아기가 오면 무조건 CT를 찍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많아졌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이처럼 영상검사가 증가하면서 관련 분야 교수, 전문의들의 노동 강도도 커지고 있어 불필요한 검사 건수를 줄이면서 국민 의료비도 절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방향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하면 일선에서 의사로서 일할 때 어떤 검사가 불필요한지, 헷갈릴 경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진짜 확실한 경우도 많다. 해외에서 가이드라인이 이미 나와 있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서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보기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