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공명의과학회 "MRI 국산화·품질관리 자격증 도입" 제안

8일 ICMRI 2024 기자간담회 개최
"국가 주도의 대형 프로젝트로 국산 MRI장비 개발 시작해야"
"MRI장비 전량 수입, 부품 수급 지연…장비가동 중지 비일비재"
"국내 MRI 장비 1/4 중고…사고예방·품질관리 절실"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11-09 05:57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 장비 국산화와 전문적인 품질·안전 관리를 위한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MRI 장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생산공장 조차 없어서 간단한 부품 고장에도 유럽 등 해외에서 부품 수급이 될 때까지 장비 가동을 멈춰야 하는 등 국내 의료기관들의 애로가 크다는 것이다.

또, 국내에 보급된 MRI 장비 중 4분의 1이 중고 장비지만 형식적인 품질관리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는 만큼 품질과 안전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부여해 진단을 위한 영상 품질을 높이면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 임원진은 8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호텔에서 개최한 '제12회 MRI 국제학술대회(ICMRI 2024)'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전했다.

문원진 학술이사는 "MRI 장비는 30억원에서 60억원 정도의 높은 구매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약 10년 주기로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교체해야 한다. 이처럼 큰 돈을 지불하고 계속 사야 된다"며 높은 장비 구매비용 부담에 대해 말했다.

또 "가끔 MRI 장비가 고장이 난다. 부품만 교체하는 간단한 A/S라도 유럽이나 미국에서 부품을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기간 동안 MRI 장비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 이런 얘기를 듣는 경우가 사실 비일비재하다. 결국, 생산 기지도 국내에 없으니까 항상 해외 제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비 국산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유나이티드 이미징(UNITED IMAGING)社의 국산화 성공사례를 들었다.

문원진 이사는 "기존에 MRI장비 시장의 강자들이 포진해 있는 와중에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던 유나이티드 이미징을 보면서 이제 MRI 장비를 만들어서 어떻게 할 건가하는 우려도 했다. 그런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단시간 안에 장비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내수시장에 팔면서 경험과 기술력을 쌓아서 이제는 세계적 장비 회사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 영상장비가 진단이나 치료 효과 판정에서 더욱더 중요해지는 만큼 지금이라도 MRI 국산화 실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석훈 국제협력이사는 국내 기술력이나 전문 인력 수준이 국산 MRI 장비를 만들 수준은 갖췄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하나로 결집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긴 시간동안 꾸준히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정부 주도의 대형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네덜란드를 예로 들며, "현재 MRI 국가사업을 필립스에서 진행 중이다. 2028년, 2029년까지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14 테슬라(Tesla) MRI를 지금 만들고 있다. 이 장비는 머리만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 촬영을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미 동물용 MRI의 경우 18 테슬라도 있다. 그러나 인체를 촬영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선 14테슬라는 됐다고 치더라도 MRI 제조업체가 하나도 없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MRI 품질·안전 관리 자격증 신설 예고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는 MRI 장비 국산화의 필요성과 함께 장비의 품질 및 안전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 배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학회에서는 관련 전문 교육과 자격증을 기획하고 있다.

오석훈 이사는 "학회에서 국내 MRI 관련 전문 자격증인 'Korea Medical Physicist'를 앞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학회에 MRI 영상 품질 및 안전관리 위원회를 신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Korea Medical Physicist는 MRI만을 전문적으로 관리 및 품질 유지, 이슈에 대한 대안 제시나 해결책 제시 등을 할 수 있는 전문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도 마련을 해야 된다. 이를 위해서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해야 하고, 관련 이해관계자들과도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오 이사는 자격증 도입과 제도화를 통해 MRI 관련 진학 지도가 가능해지면 관련 분야의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전문 분야의 인력 증가를 통해 국내 MRI 분야가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희 회장은 "자격증을 학회가 교육을 통해서 부여함으로써 그 해당자들이 최근 심심치 않게 생기는 MRI 관련 사고를 방지하고 MRI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 의료 시스템에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줌으로써 환자한테 더 도움을 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문원진 학술이사는 “현재 국내에 가동되고 있는 MRI 장비 4분의 1이 중고장비고, 45%가 10년 이상된 장비다. 사실 기존에는 표면적인 영상 품질 관리를 해서 통과시키거나 리젝트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런데 리젝트(reject)율이 1% 정도가 안 된다. 이것만 봐도 형식적인 품질 관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좀 더 전문적으로 제대로 된 품질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되겠다는 것이 학회의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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