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중장기 전략 맞대응戰…차이점 주목

증권업계 관계자 대상으로 국내 사업 등 성장 전략 공유
한미약품, 3단계로 전략 구분…2033년까지 매출 5조 목표
한미사이언스, 2028년까지 매출 2조3267억 달성 계획
지주사, 외적 성장 동력 확보 강조…주주 친화 정책 추진
사업회사, 본부별 계획 설명…단계별로 전략 실행 나서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11-12 05:59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에 이어 사업회사 한미약품까지 연이어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들 전략은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1일 한미약품은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국내 사업을 비롯해 의약품 개발·기획, 신약 연구개발, 해외사업 등 성장 전략과 비전을 공유했다.

특히 이 회사는 3단계에 걸친 중장기 전략 방향을 설명하며, 각 본부별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Global Top-tier Healthcare Company 도약'을 목표로 2033년까지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최근 10년간 IR을 통해 구체적인 중장기 전략 및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디파나뉴스가 공시 및 한미약품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는 2013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IR에서 관련 내용을 밝힌 바 없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먼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중장기 전략 첫 번째 단계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내시장에서 전문의약품 원외처방 매출 1위 등 초격차를 유지하며, 국가별 거점 구축 등 글로벌 시장 진출 토대를 마련한다.

아울러 중장기 전략 두 번째 단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 등 과정을 거쳐 혁신·복합신약 매출을 늘리고,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어 2029년부터 2033년까지 5년 동안에는 혁신신약 주도 성장 가속화를 통해 5조원 매출, 1조원 영업이익을 달성한다.

이는 앞서 한미사이언스가 세운 목표보다 더 긴 기간, 더 큰 액수를 나타낸다. 한미사이언스는 2028년까지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3267억원, 영업이익률 13.7%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주요 전략 과제로 인수합병(M&A)과 코프로모션을 통한 치료 영역(TA) 확대, 글로벌 혁신 신약 R&D 역량 개선, 원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 등을 꼽았다.

◆ 두 중장기 성장전략 핵심 차이점은 '투자 필요성'

지주회사와 사업회사가 발표한 내용은 다른 측면이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IR, 공시 등 자료에서 2028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 실행뿐만 아니라 M&A 5680억원, R&D 2000억원 등 약 8150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가 투자 필요성을 언급한 이유는 외부 환경이 치열하기에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역량만으로 성장하는 게 한계가 있어서다. 이에 한미사이언스는 인수합병, 투자 등 외적 성장 동력 추가를 중장기 전략에서 핵심 요소로 꼽았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외부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오픈해 고려 중"이라며 "회사에 도움이 되고,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향에서 최적의 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방안이 준비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기업설명회, 공시에서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다. 신약 연구개발에 매출액 대비 13%가 넘는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본부별로 실행할 계획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일례로 국내 사업본부는 2028년까지 매출액 1조7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신제품 출시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전개로 신(新)성장동력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D 센터는 심혈관·심장 보호 기능, 낮은 제지방 감소 등 비만 전주기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로운 모달리티를 활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지주사, 주주 친화 정책 언급…사업회사, 단계별 전략 제시

주주 친화 정책과 단계별 중장기 전략도 두 회사 간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028년까지 주주 환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평균 현금배당 20% 확대, 자사주 0.5% 매입 또는 소각 등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얘기다.

중장기 성장 전략 자료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수익 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자본비율을 2028년까지 54%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8년까지 3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한미사이언스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실행할 목적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에서 미진한 사항(배당정책 공개, 이사회 경력(BSM) 다양성 등) 준수율을 확대한다.

임종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자사 홈페이지 '주주님께 드리는 글'에서 "한미사이언스는 주주님들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주총 이후, 한 차례 500억원대 자사주 소각을 한 바 있지만 주주님들과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장 및 주주님들과 소통 채널을 더욱 확대하고, 중간 배당에 대한 신속하고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중장기 전략을 단계별로 구분해 구체화했다. 특히 지주회사와 달리 2028년부터 2033년까지 추진할 전략을 설명하며, 혁신신약을 통해 성장 속도를 높여 글로벌 상위 50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해당 기간에 글로벌 R&D 및 제조 거점을 운영하겠다고 부연했다. 또한 글로벌 신약 허가, 국내외 혁신신약 매출을 늘리며, 초일류 기업 문화를 구축하고 글로벌 인재를 육성·영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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