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SK바이오팜이 최근 4년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주력 제품인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 외 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 및 RPT, TPD, CGT 등 차세대 영역 기반 기술을 도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구개발비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388억원을 사용했다. 다만, 3분기 누적으로 살펴보면 SK바이오팜이 연구개발에 사용한 비용은 1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987억원 대비 19.6% 증가했다.
SK바이오팜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2019년 1772억원에서 2020년 1091억원으로 38.4% 감소한 이후 재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1091억원이던 연구개발비용은 2023년 1377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이후 연구개발비가 지속 증가한 것과는 다르게 회사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증감을 반복했다. 해당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0년 419.72%, 2021년 27.43%, 2022년 49.98%, 2023년 38.80%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 비중은 30.69%로, 전년 동기 43.27% 대비 12.58%p 감소했다.
이는 SK바이오팜 매출액이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연 매출액 5000억원 돌파와 함께 최대 매출 경신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SK바이오팜은 분기 매출 1366억원, 3분기 누적 매출 3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2%, 68.6%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분기 193억원, 3분기 누적 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올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실제 회사가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2020년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투자 증가는 회사 주력 제품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및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 외 새로운 신약 개발을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Lyrica', 'Onfi', 'Sabril'의 특허 만료에 더해 시장 1위 UCB의 'Vimpat' 특허가 만료됐으며, 미국 시장에서 세노바베이트와 경쟁 중인 뇌전증 신약 중에서도 일부 제품들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등 뇌전증 의약품 시장 경쟁 시장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여겨짐에 따라,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해당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및 솔리암페톨의 성공적인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통증 및 희귀뇌질환, 항암 분야에서 유효 물질의 발굴을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회사 연구개발 실적을 살펴보면 파이프라인이 주로 신경질환 및 정신질환을 포함한 중추신경 관련 질환에 집중됐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을 적응증으로 하는 '카리스바메이트'는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미국 FDA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되기도 했다. 회사에 따르면 카리스바메이트는 전임상 동물 실험에서 경쟁 약물 대비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뇌전증 타입에서 광범위한 효과의 가능성을 보였으며, 광 민감성 뇌전증 임상 시험에서 약효를 확인했다. 아울러 난치성 부분 발작 임상에서 뇌전증 타입 분석 결과로부터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의 뇌전증 타입과 관련성이 높은 이차성 전신발작에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희귀 신경계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렐리노프라이드'는 2017년 연구개발을 시작, 현재 임상 2상을 검토 중이며, 집중력 장애 치료제 'SKL13865'는 미국 임상 1상 완료, 조현병 치료제 'SKL20540'은 국내 임상 1상을 마쳤다.
조울증 치료제 'SKL-PSY'는 PKU Care Pharmaceutical R&D Center에 기술수출계약 체결, 중국 임상을 검토 중이며, 차기 뇌전증 치료제 'SKL24741'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하고 후속 임상 전략을 수립 중이다.
진행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SKL27969'는 PRMT5 선택적 억제제로 작용, 전임상 시험에서 경쟁약물 대비 높은 뇌 투과율 및 우수한 효능 확인했으나 지난 3월 내부 투자 우선순위를 반영, 임상 1/2상을 종료했다.
SK바이오팜은 해당 파이프라인 외 글로벌 탑 수준의 균형잡힌 Big Biotech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차세대 3대 영역인 'RPT(Radiopharmaceutical Therapy)', '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 'CGT(Cell and Gene Therapy)' 기반 기술을 도입을 통해 신약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2023년 8월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SK Life Science Labs)를 인수하며, 글로벌 수준의 TPD 기술을 확보에 나섰다. 이후 SK바이오팜은 분자 접착제 발굴 혁신 플랫폼 'MOPED'를 통해 기존 치료제가 없던 표적에 작용할 수 있는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및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분해제를 발굴 및 개발 중이다.
RPT 분야에서는 지난 8월 미국 테라파워와 공급 계약을 통해 RPT 개발에 필요한 고순도 악타늄-225(Ac-225)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 11월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이진경)과 악티늄-225(Ac-225) 기반 방사성의약품(RPT, Radiopharmaceutical Therapy)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약 개발 핵심 역량 강화에 나섰다.
SK바이오팜은 지난 8월 컨퍼런스 콜을 통해 "2027년까지 글로벌 RPT 선두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추가 후보물질 2개 이상을 확보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내부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보해 자체 RPT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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