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국비엔씨(BNC KOREA, 대표이사 최완규)가 국내·외 벤처와의 전략적 지분투자 및 신약 판권 계약 확대로 사업다각화 기초를 다지며, 종합 헬스케어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한국비엔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덴마크 로포라(Lophora)사가 개발한 2세대 정신작용제 우울증 치료 신약 물질 LPH-5의 아시아 8개국 독점 판권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로포라는 한국비엔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전략적 지분투자를 진행해 약 4.9%의 지분율을 확보한 기업이다.
한국비엔씨는 로포라의 지분투자에 이어 우울증 신약에 대한 판권을 선점한 것에 대해, 전 세계 우울증 치료제 시장이 매년 7.7% 가량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우울증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로포라가 개발 중인 2세대 우울증 신약은 기존 정신작용제 약물 보다 타깃인 5-HT2A에 대한 선택적 결합력이 높아 효과와 작용시간을 개선하고, 부작용을 대폭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정신작용계 약물 개발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강기신 한국비엔씨 전무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LPH-5가 임상 1상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 올해 임상이 끝나고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라이센싱 아웃이 이뤄진다면 우리가 로포라에 지분투자한 것에 대한 배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 LPH-5가 글로벌 빅파마 등에서 임상 2상, 3상을 거쳐 허가 단계에 접근하면 우리도 본격적인 출시와 상업화 준비를 할 수 있다"면서 "물론 모든 단계를 거치려면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바이오 신약에 대한 미래 가치나 발전 가능성에 따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비엔씨는 지난해 4월 덴마크 케리야(Kariya)사에도 전략적 지분투자와 함께 GLP-GIP 이중작용제를 이용해 뇌혈관장벽 통과가 가능한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치료 신약의 5개국 독점 판권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외 바이오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 기업과도 적극적인 협력 및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에스엠엘바이오팜과는 지난해 2월 mRNA 기술을 이용한 당뇨·비만 치료 GLP-1 작용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른 국내 바이오 기업인 프로앱텍에는 지난해 2월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통풍·암·당뇨·비만 등의 치료제 개발과 사업화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한국비엔씨와 프로앱텍은 프로앱텍의 자체 핵심 플랫폼 '셀렉올(SelecAll)'을 이용해 개발한 통풍 치료제의 임상 1상 진입 준비를 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셀렉올을 활용한 공동개발을 통해 지속형 비만치료제 중 GLP-GIP-GCG 삼중작용제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통풍 치료제의 국내 판권, 지속형 비만치료제의 전 세계 판권은 한국비엔씨가 가지고 있다.
아울러 프로앱텍이 보유한 지속형 항체 단편 기술인 '알부바디(Albubody)'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HER2 수용체를 표적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국내 공동 특허 출원 등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한 가시적 성과도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다.
강기신 전무는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좋은 약물과 제품이 있어야 한다"며 "바이오 신약에 대한 미래 가치나 발전 가능성을 판단해 계속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사업을 다각화해 종합 헬스케어 컴퍼니로 나아가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이처럼 한국비엔씨가 국내·외 기업들의 판권을 확보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주력 사업을 통해 만든 탄탄한 재무구조에 있다.
의료용 생체재료 및 필러·보톡스 등을 개발·생산해 우수한 해외 영업력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에 주력해온 한국비엔씨의 3년간 매출액을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살펴보면, 2021년 252억원, 2022년 423억원, 2023년 810억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2배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이뤘고, 2023년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흑자를 기록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강 전무는 "다수 경쟁이 심화된 국내 시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매출이나 점유율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우수 인재를 많이 영입해 CIS, 중남미, 동남아, 중동,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네트워킹을 확대해 매출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성형과 미용 분야가 성황인 만큼, 필러나 톡신 등에서 발생한 매출과 수익이 안정적인 상태"라며 "탄탄한 재무구조와 우수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덕분에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사이클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매출 상승과 전략적인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확보한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자체 신약 개발을 향한 계획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한국비엔씨가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켐바이오진'을 통해 유전자재조합, 펩타이드 항체 연구 등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기업들과의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업의 자체 연구 역량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 전무는 "이제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는 시대가 아니다. 각자 특화된 분야의 기술이나 제품에 따라 적절한 협업을 통해 플레이 하는 시대"라며 "최근 연구개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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