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1년 최대 6번 투여만으로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주사제가 건강보험 급여에 신규 등재될 전망이다.
1일 1회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했던 국내 HIV 감염인들의 편의성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GSK는 최근 자사 '보카브리아주(카보테그라비르)'와 한국얀센 '레캄비스주사(릴피비린)'에 대한 약가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에 보카브리아와 레캄비스는 이변이 없는 한 3월말 열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는 4월 1일부터 급여 등재될 예정이다.
보카브리아는 레캄비스와 병용요법을 통해 세계 최초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로 승인된 약물이다.
국내서는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돼 있고(HIV-1 RNA <50 copies/mL), 치료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 HIV-1 감염 치료로 2022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됐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의 가장 큰 장점은 투약 편의성이다. 2개월 동안 매달 1회씩 주사 후, 이후 유지요법으로 2달 간격으로 1회씩 투여하면 된다.
매일 경구 약제를 복용하던 HIV 감염인으로선 긴 투약 주기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HIV 치료제에 대한 복약 순응도를 대폭 개선해 바이러스학적 실패나 치료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실제 HIV 치료에서 장기지속형 주사 치료제에 대한 국내 미충족 수요는 계속 있어왔다.
국내 164명의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한 '2024 HIV 치료제에 대한 HIV 감염인의 인식 조사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 53%는 매일 정시 복용 혹은 복용 방법에 대해 '불편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51%는 "HIV 치료제를 매일 복용할 때마다 HIV 감염 사실이 상기가 돼 우울감이나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3개월 이내 HIV 치료제 복용을 빼먹은 적이 있다"고 말한 응답자도 절반 가까이(46%) 됐다.
이로 인해 HIV 감염인 68%는 "기존 경구용 약제를 잘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지속형 HIV 주사제로 변경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기 지속형 HIV 주사제로 변경을 원하는 주된 이유로는 '매일 치료제 복용에 대한 부담 완화(57%)', '노출 최소화(51%)'를 꼽았다.
그런 만큼 국내 HIV 치료 시장에 대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HIV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200억원이다.
그중 길리어드사이언스 '빅타비'의 국내 점유율은 약 48%, GSK '도바토'의 국내 점유율은 약 32%로 알려졌다.
즉 HIV 감염인 상당수가 장기지속형 주사로 변경을 고려한다면, 장기 지속형 HIV 주사제가 단숨에 경구 치료제들을 위협할 수도 있다.
한편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은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장기 지속형 HIV 주사제와 기존 3제 경구제(BIC/FTC/TAF)를 직접 비교(Head to Head)한 SOLAR 임상연구 결과, 바이러스 억제 및 유지에 있어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은 비교군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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