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어 화합으로‥의협,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 통해 '새 결의'

27년 만에 서울 벗어난 정기총회‥조기 대선 앞두고 의료계 결의 모여
"젊은 의사들과 함께 멀리 간다"‥의료계 화합과 단결 강조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4-27 10:1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 현장에는 의료계 현실을 풀어야겠다는 결의가 가득했다.

올해 정기총회는 27년 전인 1998년, 제50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유성에서 개최한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나 대전에서 열렸다.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일차의료 활성화 ▲의료전달체계 확립 ▲필수의료 대책 ▲대외협력 강화 등 굵직한 안건들이 논의된다.

특히 미래 의료를 책임질 의대생에게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주요 안건에 포함됐다. 단순한 자격 부여를 넘어,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료계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실질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반영된 것이다.

이날 총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대전광역시 유득원 행정부시장 등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밭을 갈지 않으면 추수할 수 없다"…김교웅 의장, 의료계 결속 촉구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 사진=박으뜸 기자

개회사를 맡은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은 의료계 단합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지난해 취임 이후 1년 동안 경험한 의료계 현실을 냉정히 돌아봤다.

그는 "회원 권익보호와 국민건강 증진을 다짐하며 임기를 시작했지만, 의료농단이라는 파고에 의료계 현실은 비가역적인 상황으로 바뀌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협은 대내적으로는 임시총회를 두 차례나 열어야 했고, 대외적으로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따른 의료계 저항과 정권 탄핵 사태까지 이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정부가 여전히 구체적 해결책과 신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제안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금이야말로 하나된 마음으로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지금 밭을 갈지 않으면 대선 이후 씨를 뿌려도 가을에 추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됐다.

김 의장은 "몸집과 역량을 지금 제대로 키워야 젊은 세대에 희망을 주고, 아픈 사람들을 위한 의료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의장은 대의원들에게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내부 행동만으로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집행부에도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의료계는 27년 전에도 전국 각지에서 의대 신증설 반대 요구가 있었지만 정책은 강행됐으며, 지금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의장은 "국민에게 다가가는 의사의 본연 자세를 표방하고 앞세워야 한다. 국민이 '오케이' 할 때까지 함께 가야 하며, 그렇게 해야 더 이상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에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택우 회장 "젊은 의사들과 함께 멀리 가야 한다"
 
의협 김택우 회장. 사진=박으뜸 기자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도 이날 총회에 참석해 "의대생과 전공의는 미래 의료의 주축"이라며, "의대생들에게도 앞으로 준회원 자격을 부여해 이들의 목소리가 의료계 안에서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다가오는 6월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공의료 강화, 의대정원 합리화, 필수의료 지원 등 다양한 아젠다에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43대 집행부는 대선기획본부를 통해 제시되는 공약들에 대해 정책 분석과 방향성 제시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공공의료 강화라는 차기 정부 기조에 맞춰,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대응 방안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국회 발의 법안에 대해서도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 문제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군의관 및 공중보건의 복무 기간 단축 법안 마련에 힘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의전원 도입, 전공의 정원 감소 정책, 전공의 특별법, 의대 증원 정책 등 모두 실패 사례라고 비판하며 "정부 정책을 의료계가 떠안으라는 행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정부와 의료계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젊은 의사들은 선배들의 경험과 충고에 귀 기울여주길 바라며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며 "오늘 정기총회가 진정한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 개원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수임사항을 헌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협회에 대한 목소리를 열린 자세로 듣고, 건설적 토론과 건강한 의견 수렴을 통해 의료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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