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간접수출' 공방전, 식약처 항소 결정…메디톡스와 2차전 

상급 법원서 다른 판결 기대…휴젤 등 6개사 행보 불투명
휴젤 소송에 직접적 영향…구매확인서 수령 시기 '쟁점' 부상

신동혁 기자 (s**@medi****.com)2023-07-28 06:03

[메디파나뉴스 = 신동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메디톡스 간 보툴리눔 톡신 공방전이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식약처는 앞서 1심에서 메디톡스 측의 손을 들어준 대전지법 3행정부(최병준·이소민·이호영 판사)의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상급 법원에서 다른 법리적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해 내려진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같은 쟁점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던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한국비엔씨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휴온스 바이오파마 등 6개사의 행보는 다시금 불투명해졌다.

여전히 새로운 판결이 내려질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송 초기에 비해 업계의 부담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 

최근 메디톡스의 1심 승소는 최근 진행된 휴젤과 식약처 간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나)는 지난 13일 메디톡스와 식약처 사이에 진행된 소송 결과를 언급하며 휴젤이 수출업체로부터 구매확인서를 수령했는지 확인했다. 

대외무역법상 제조업자가 구매확인서를 받고 해당 물품을 수출업자에게 공급할 시 수출절차는 완료된다.

이날 재판부는 휴젤측이 정당한 간접수출 절차를 지켰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재판부는 구매확인서의 발급 시점이 수출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당시인지 그 이후인지 추궁했다. 이에 휴젤은 공급 시기에 확인서를 받았다고 답했다.

휴젤 측은 "메디톡스의 판결을 분석해 정리, 법리와 재량의 위법에 관한 주장을 정리하려고 한다"면서 "다음 기일에 발표를 통해 주장과 증거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식약처가 보툴리눔 톡신 업계의 유통 과정을 법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기존 품목을 국가출하승인을 받는 정식 루트가 아닌, 국내 수출업자를 통해 중국에 간접수출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간접수출이란 수입자의 요청이 없어도 해외 수출을 목적으로 국내 무역·도매업체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의 관행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이를 대외무역관리규정에 근거를 둔 수출의 한 형태로 인정해왔으나, 식약처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식약처는 휴젤 등 6개사에도 이 같은 이유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현재 휴온스바이오파마를 제외한 5개사는 모두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최근 행정처분을 받은 휴온스바이오파마 역시 조만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정소송의 핵심 쟁점은 문제시 된 품목들의 국내 판매 인정 여부였다.

업계는 "수출을 위해 생산된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른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될 수 없기에 행정 처분이 부당하다"면서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았으므로 국내 판매로 볼 수 없다"고 식약처의 주장을 반박해왔다.

사측은 변론 과정에서 국내 무역상‧도매상 등에 제품을 넘기긴 했으나 이 제품들이 국내 병·의원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강조했고, 식약처는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대전지방법원 제3행정부는 지난 6일 식약처가 메디톡스 측에 명령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 등을 철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식약처가 2020년 11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단위별 4개 품목과 코어톡스 등 5개 품목을 허가취소 처분한 전례에 대한 것이다.

식약처는 당시에 해당 품목들이 더 이상 유통되지 않게끔 회수·폐기할 것을 메디톡스 측에 명령했다.

메디톡스는 "해외수출을 위해 생산된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른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님이 명백하다"며 즉각 행정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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