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제약·바이오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높은 약물로 꼽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GLP-1 수용체 작용제(RA)에 대한 글로벌 개발 붐이 일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암젠, 로슈 등도 GLP-1 수용체 작용제(RA) 개발에 뛰어들면서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의 행보에도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이 시장을 양분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TD 코웬(TD Cowen)은 2030년 글로벌 GLP-1 RA 시장의 52%를 노보 노디스크가 44%를 일라이 릴리가 점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코웬은 글로벌 GLP-1 RA 시장 가치를 1020억 달러로 더욱 상향했다. 2022년 예상한 잠정 예상치인 300억 달러 보다 약 3배 이상 크게 내다본 것. 그 중 비만 치료제가 410억 달러를 점유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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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마운자로서 리타트루티드로 진화
후발주자들의 개발 노력에도 릴리와 노보가 GLP-1 RA 시장을 양분할 거란 예측은 '선점 효과'에 있다.
당뇨병 치료제에서 두각을 보인 두 회사인 만큼, 일찌감치 관련 물질 개발에 나선데다 최근 GLP-1 RA 수요를 감당하고자 프랑스와 독일 등에 생산 능력 확장을 위한 제조공장을 각각 신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GLP-1 RA 연구에 있어서도 한 발 더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릴리는 주요 인크레틴 호르몬인 GLP-1과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수용체에 모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까지 출시한 상황.
마운자로는 기존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달리 GLP-1과 GIP 수용체에 모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마운자로는 경쟁약물인 세마글루티드 대비 당화혈색소(HbA1c)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릴리는 이중작용제를 넘어 주 1회 투여에 적합한 비만 치료 목적의 삼중작용제 개발까지 시도 중에 있다.
GGG 삼중작용제인 리타트루티드(Retatrutide)는 글루카곤, GIP, GLP-1와 같은 세 가지 호르몬의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단일 분자 성분체다.
리타트루티드는 임상 2상에서 비만 및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24주차에 평균 최대 17.5%의 평균 체중 감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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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비만 치료제만 두각?…No!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로 단시간에 주목 받았지만, 릴리와 노보는 GLP-1 RA의 본래 가치를 당뇨병에서 찾고 있다.
GLP-1 RA나 GLP-1/GIP 이중작용제 모두 당뇨병에서 기존 다른 계열 치료제보다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GLP-1 RA가 초기 당뇨병 치료에서 얻는 임상적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GLP-1 RA는 DPP-4 억제제 보다 혈당강하 효과가 더욱 빠르기 때문에 당뇨병 초기에 GLP-1 RA로 투여 받으면 예후가 더욱 좋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심혈관 위험성이 있는 환자는 GLP-1 RA을 최초 치료로 시작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시각이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영국에서 진행된 UKPDS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초기 적극적 혈당조절군은 심근경색 등 합병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초기 20년 동안 적극적으로 치료한 환자군은 마지막 24년 동안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44년 후에도 좋은 예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2023년 발표한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우 주사제를 포함한 치료를 권고했다.
특히 주사제 기반의 병용요법을 고려할 때 기저인슐린보다 GLP-1 RA를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GLP-1 RA 심혈관 질환에 유의한 개선을 보인다는 점에 있어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8월 자사 GLP-1 RA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심혈관 질환 임상 3상(SELECT) 결과, 심혈관 질환 부작용을 20% 감소시키며, 적응증 확대 기대감을 키웠다.
그런 만큼 당뇨병과 심혈관 합병증 치료에 있어 GLP-1 계열 약물은 강력한 주요 옵션이 될 거라는 게 업계 예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약물 치료를 받았음에도 당뇨병 치료 목표인 당화혈색소(HbA1c) < 6.5% 달성에 실패하는 30세 이상 성인 환자는 75.5%에 달한다"면서 "기 승인된 수많은 제2형 당뇨병 약제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제2형 당뇨병 치료에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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