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계 집단휴진에 국내외 제약사들이 또 다시 몸살을 겪고 있다.
제약업계는 특히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들의 집단휴진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영업활동 및 임상시험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들의 전체휴진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상급종합병원을 영업 주 무대로 활용 중인 곳은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이다.
이들 기업들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 위주로 구성된 데다 글로벌 신약허가를 위해 국내 의대 교수들과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될 거란 분석.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에 이어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전체휴진에 동참하면서다.
실제 서울대학교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등은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전체휴진에 들어갔다.
여기에 연세대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의정 갈등에 대한 가시적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관련 병원에 대한 무기한 휴진에 동참한다.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도 내달 4일부터 전체휴진을 예고한 상황.
이에 대해 A다국적제약사 영업부장은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동안 방문해서 면담하는 것도 자중하던 분위기에서 마케팅적인 활동은 확실히 진행을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환자마저 못 보는 상황까지 흘러갔으니 교수들도 주변을 의식해 외부 활동은 자제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B다국적제약사 PM은 "같은 의대 교수들마다 (집단 휴진에 대해)다른 온도를 보이고 있다고는 들었지만, 정부서 적절한 대책이 없어 진료 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에선 다들 공감하고 있다"라며 "전공의 집단 사직 때와 또 다른 환경에 놓였기 때문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은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상급종합병원과 제약사 모두 경영에 차질을 빚을 거란 전망도 나왔다.
현재까지 상급종합병원 신규 환자 감소폭이 적지 않은 만큼, 양측 모두 이를 심각하게 인지한다는 분위기다.
C다국적제약사 영업부장은 "회사에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상급종합병원에서 20~30% 신규 환자가 감소했다 보고 있다"면서 "장기화되면 이 부분이 누적돼 안 좋은 영향으로 흘러들어 갈 것 같다. 선생님들도 업무 로딩이 많다 보니 우리가 하는 활동들이 전달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전달이 된다 하더라도 선생님들은 마음의 여력이 없다. 이래저래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신약 임상시험 연구 진행에도 이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리소스는 이미 한정된 데다 임상 연구자들도 꼭 필요한 임상시험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D다국적제약사 영업과장은 "올해는 전공의들이 안 돌아 올 거란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여러 외부 행사나 임상연구도 정말로 딱 할 것만 하자는 양상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업계로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의대 교수들의 활동에 지지를 보냈다. 의정 갈등을 주변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병원 교수들이야 말로 필수의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A제약사 부장은 "교수님들이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외래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당직, 병동 환자까지 직접 다 관리를 하면서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의정 갈등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C제약사 부장도 "서울대병원 교수님들도 휴진으로 흘러갈 걸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 때문에 환자 진료는 미리 더 봐놨거나 더 처방을 하신 걸로 알고 있다"면서 "(무기한 휴진이)1주가 됐든, 2주가 됐든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하셨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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