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업계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들 솔루션이 신의료기술로 새롭게 선정되거나 평가 유예 연장까지 앞두면서 제품 사용 확산에 전기를 마련할 거란 이유에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루닛 유방촬영술 AI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가 신의료기술로 등재되며 평가 유예됐다. 평가 유예 기간은 2026년 6월 30일까지 총 2년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는 조기 도입이 필요한 새로운 의료 기술에 대해 평가를 유예함으로써 조기에 의료현장에서 비급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을 문헌적 근거로 평가해 국민 건강 보호 및 의료비의 효율적 지출을 도모하고자 2007년부터 시행됐다. 그럼에도 의료AI 솔루션은 신의료기술평가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의료AI 솔루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AI기반 영상의료기술의 경우 기존 검사에서 진단을 보조하는 정보 제공 선에 그쳐 기존기술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시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에 AI 솔루션으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가 된 제품은 '뷰노메드 딥카스'와 에이아이트릭스 'AITRICS-VC(바이탈케어)' 2종이다.
이들 제품은 생체 신호 AI 솔루션으로, 일반병동에서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감시하거나 6시간 이내 급성 상태악화 발생 위험 등을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각각 2022년 8월 1일과 2023년 3월 1일부터 2년간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를 받았다.
그러다 진단보조 AI 솔루션도 신의료기술평가 등재 가능성이 생긴 건 지난해 8월부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혁신의료기술 관련 디지털치료기기와 인공지능(AI)의 건강보험 등재 가이드라인을 제·개정하면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제품을 활용한 의료행위가 잠재적 가치평가 필요성이 있는 경우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으로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즉,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하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다면, 그 의학적 유용성을 따져 한시적으로 요양급여코드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AI기반 영상의료 솔루션의 신의료기술 선정은 올해 초부터 줄을 이었다. 망막 영상을 활용한 AI기반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 예측 솔루션을 비롯한 AI기반 전립선 생검 디지털 이미지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까지 3건이나 비급여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업계로선 반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 비급여 청구를 통한 매출 확대와 실사용 데이터(RWD) 수집이라는 일거양득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산업의 특성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그러다 보니 품질이 높은 데이터를 가질수록 의료진의 제품 충성도도 매우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실사용 데이터 확보는 제품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대상 국가에선 현지 임상 데이터가 있냐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온다"면서 "RWD 확보는 결국 매출 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기간을 2년에서 2년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현재 유예 제도 트랙에 올라있는 제품들도 최대 5년까지 비급여 사용도 가능해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이 기존급여로 묶여 매출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현장 선진입 확대는 업계의 숨통을 크게 트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의료기술 실시기관은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에 대한 요양급여대상 여부 결정을 신청한 의료기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실시시관은 환자에게 사전 설명과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가 필요하다.
또 실시기관은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을 환자에게 최초로 실시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요양급여대상 여부 결정 신청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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