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연간 3조3천억원…3년간 10조원 지원

27일 의개특위 브리핑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방안' 발표
기존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건보재정에 추가 투입 확정
내달 2일부터 사업 본격화…의료기관으로부터 신청 접수 예정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9-27 12:41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연간 3조3000억원, 3년간 총 10조원의 건강보험재정을 투입한다.

이는 기존에 발표한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건강보험 투자와는 별개로 추가 지원되는 금액이다. 이 사업은 내달 2일부터 본격화해서 의료기관으로부터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사진)은 27일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방안'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추진방안 브리핑은 전날(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고 오늘 중대본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우선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진료 비중을 현행 50%에서 70%로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다만, 병원별로 현재 중증 비중이 상이한 점을 감안해 70% 상향을 목표로 하되, 중증 비중이 낮은 병원은 70%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중증환자 비중 상향 목표에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 목표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현행 중증 분류기준의 한계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중증으로 분류돼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없도록 구조전환 지원사업에서는 중증으로 간주하는 예외기준을 신설한다. 

정경실 단장은 "현행의 중증 분류는 상병에 따른 수술과 시술 종류를 기준으로 중증인 전문진료질병군, 중등증인 일반진료질병군, 경증인 단순진료질병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상병을 앓더라도 연령이 높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합병증 우려 등으로 2차급 이하 병원에서는 진료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증으로 간주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분류체계 한계를 고려해 이번 구조전환 지원사업에서는 2차급 진료협력병원에서 의뢰한 환자와 중증·응급상태로 응급실을 경유해 입원한 환자, 중증·소아환자 등은 현행 분류체계상 중증이 아니더라도 중증환자로 간주한다"며 "중증환자 분류체계를 단순히 상병기준이 아닌 연령, 기저질환 등 환자의 상태를 반영하는 기준으로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가칭 중증 분류체계 혁신 T/F를 구성하고 개선방안을 집중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 간의 협력도 강화한다. 

정경실 단장은 "지금까지의 형식적인 의뢰·회송의 틀을 대폭 개선한 전문 의뢰·회송 제도로 전환한다. 권역의 진료협력병원 간 의사의 전문적인 소견을 바탕으로 진료기록 등 환자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패스트트랙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문의뢰제를 마련하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의료 질도 개선한다. 이를 위해 지역과 병상 수준에 따라 5~15% 수준의 일반 병상을 축소한다. 다만, 어린이병상, 응급병상 등은 축소되지 않도록 하여 경증 진료는 줄이되 필수적인 진료 기능은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인력구조도 전환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전체적인 진료 규모를 축소하고 응급·중증진료에 집중해 인력 감축 없이 현행 인력 고용을 유지하면서 전문의, 간호사 등의 팀 진료로 변화된다. 

전공의 수련도 강화한다. 정경실 단장은 "전공의가 수련생으로서 의미 있는 수련을 할 수 있도록 수련환경을 개선한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전공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며, 다기관 협력 수련의 모델을 통해 전공의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춰 나가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은 숙련된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전공의는 수련생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확인했다. 

또 "이러한 구조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연간 3조3000억원, 3년간 총 10조원의 건강보험을 지원한다. 이는 기존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투자와는 별개로 추가로 지원하는 금액"이라며 "인력 투입에 비해 보상이 낮았던 중환자실 수가를 현행 수가의 50% 수준인 일당 30만원, 2인실에서 4인실까지의 입원료를 현행 수가의 50% 수준인 일당 7만5000원을 가산해 총 67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저평가된 중증수술 수가 인상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약 910개의 수술 수가와 이러한 수술에 수반되는 마취료를 50% 수준으로 인상해 총 3500억원을 지원한다.

정경실 단장은 지난 8월 30일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통해 올해 안에 800여 개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약 3000개의 저보상된 수가를 적정 수준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발표했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라고 밝혔다. 

두경부암, 소화기암 등 중증 암 수술과 심장 수술, 뇌혈관 수술 등 난이도가 높은 수술, 응급수술 비율이 높고 수술 후에 중환자실 입원 비율이 높은 수술 등이 그 대상이다. 

이번에 발표된 사항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부터 지원하고, 적용한 뒤에 종합병원 이상으로 확대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통해 저수가 구조 퇴출이 조속히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비상진료 운영을 통해 중증·응급진료에 효과가 있었던 비상진료 지원 항목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수가로 반영하고, 향후 제도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경실 단장은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가산과 응급의료센터 내원 후 24시간 이내 중증·응급수술 가산 1500억원, 24시간 진료 지원 7300억원, 전담 전문의 중환자실과 전담 전문의의 중환자실과 입원환자 관리료 3000억원 등이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3조3000억원 중 30%성과 달성시 더 많이 보상 

새로운 지불방식의 투자도 도입된다.

3조3000억원의 지원 규모 중 30%는 성과평가를 거쳐서 지원한다. 현행 행위별 수가의 한계에서 벗어나 성과를 달성했을 때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지불 방식의 투자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정경실 단장은 "병상 감축 이행 성과, 적합 질환 환자 진료비 중 진료협력 실적 등을 고려해서 성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겠다. 이러한 성과평가에 따른 지원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유인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성과 지표는 계속 보완·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상급종합병원에 지원하는 수가가 인상되더라도 비상진료 기간 중에는 환자에게 추가적인 부담은 없으며, 비상진료 기간이 종료되더라도 중증환자가 더 부담하지 않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표된 수가 지원은 병상 감축을 확인한 뒤 지원되며, 성과지표에 따른 지원은 올해 준비를 거쳐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실적을 평가해 2026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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