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윤 대통령-한동훈 대표 면담, 기대 없었다"

21일 尹-한동훈 대표, 80분간 비공개 면담 진행
한동훈 대표, 면담서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 건의
의대교수 "국민 참여, 권력 변화 관계없이 유지되는 협의체 출범돼야"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10-22 05:57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대 교수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을 통해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에 대해 기대감이 없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여야의정보다는 건강보험을 내고 있는 주체인 국민이 참여하고, 권력의 변화에 관계없이 유지되는 협의체의 출범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면담이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차담 형식으로 80여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면담에 대해 한동훈 대표에게 구술로 전달받은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이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3가지 방안, 즉 대통령실 인적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들 설명 및 해소 그리고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전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한 용산의 공감을 묻는 질문에 박 실장은 "대통령 답변이나 반응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번 회동에 배석하지 않았고 한 대표의 구술 내용을 전달받은 것"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의료계는 이번 회동을 통해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을 잘 설득해서 의료대란의 전환을 이끌내길 기대하면서도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고 유연한 의대정원 논의를 진행해 의료시스템과 의대교육의 붕괴를 막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같은날 저녁 A대학병원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동훈 대표와 면담 이후 아직 대통령 답변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서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의료계는 사실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 박단 위원장이 얘기한 것처럼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 참모들을 잘 설득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하지만 희망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그동안 서울의대에서 진행한 토론회에서 장상윤 사회수석이 갑자기 4000명 증원을 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나. 설득은 안 하고 본인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대통령도 워낙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뭔가 좀 유연성이 있었어야 이번 회동에 대해 기대도 하는 것인데 기대할 만한 여건이 아니었다"며 "무엇보다 그동안 의료계든, 의학교육든 망가지든 아무 상관없다는 식이 아니었나. 그래서 기대가 안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의대정원 증원으로 망가질 의학교육, 의료계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정원에 대한 논의를 어떤 조건도 달리 않고 토론회든, 공청회든 유연하게 진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하은진 교수도 이번 한동훈 대표와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며,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보다는 건강보험을 내고 있는 주체인 국민이 참여하고, 권력의 변화에 관계없이 유지되는 협의체 출범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방식은 시화호를 해결했던 방식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갈등이 폭발한 상황에서의 해결책은 어떠해야 하는가, 급한 불을 끄고 마는 형태여서는 다시 이 문제를 또 겪게 된다. 시화호의 변모과정을 이끌어간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출범되고, 운영된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갈등의 촉발 원인이 되었던 정책을 멈추고, 원점 재검토를 했다. 정부, 지역자치단체, 시민, 공단의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시화호를 살리는 것을 목표로 했고, 내부에서는 갈등도 많았지만 숙의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치면서 이 기구 내에서 합의해 갔다. 여기서 결정된 내용은 구속력을 갖춰, 정부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제시한 방식은 급하게 봉합하느라 의료개혁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에 경계해야 한다. 기존의 문제가 묻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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