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약사회 선거, 승리를 넘어 화합이 우선이길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11-18 05:5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선거라는 건 정치권에서는 전쟁이라고 본다. 약사의 선거도 전쟁일 수 있다. 하지만 선거가 지나면, 우리는 같은 직능의 동료고, 이웃이고, 친구고, 선후배고, 가족이다. 선거로 얼굴을 붉히거나, 마음 상하는 일이 절대 없길 바란다." 

"선거에서는 치열하게 싸우겠지만, 결국엔 약사의 화합이 이뤄져야 한다. 약사사회의 화합이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최근 한 대한약사회장 후보의 출정식에서 몇몇 인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오늘의 기자수첩의 결론은 "누가 당선되든 갈라치기 없이 힘을 모아서 약사사회의 현안을 헤쳐가길 바란다"이다. 

이 당연하면서도 재미없는 말을 하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하다, 반갑게도 후보들이 마련한 행사에서 이와 같은 말을 한 인사들 덕에 인용의 힘을 빌렸다. 

제41대 대한약사회장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세 명의 후보들은 '승리'를 위해 전국 방방곳곳 약국을 돌고, 선거대책위원회는 후보들의 동정과 정책을 알리기 위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선거이다보니 '승리'라는 단어가 왕왕 들리곤 한다. 늘 궁금했던 것. 썩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는 '승리'라는 단어는 어째서 '선거'라는 단어에서 항상 세트로 등장하는 것인가였다.

국어사전에서 '승리'의 뜻은 겨루어서 이김이다. '선거'는 일정한 조직이나 집단이 대표자나 임원을 뽑는 일 혹은 선거권을 가진 사람이 공직에 임할 사람을 투표로 뽑는 일이라고 나와있다.

하나의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일이 '싸움'으로 인식되면서 '선거'에서 '승리'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일 터다.

선거를 '싸움'으로 인식할 때 무엇을 가지고 싸우는가를 생각하면, '공약 대결'이라고 할 수 있으니 '승리'라는 단어를 '선거'와 연결짓는다면, '공약 대결에서 승리'했다라는 내용으로 연결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후보의 주요 공약 방향이 같은 결이라면 어떤 대결을 펼쳐야 할까. 

세 후보는 모두 약사사회의 지난한 현안인 한약사 문제, 성분명 처방을 비롯해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품절약 문제 해결을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다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문제와 관련한 해결 방향성이나 대응책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선거는 그저 각자의 파에 따라 갈라진 상황'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단체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더라도 최종적으로는 하나로 힘이 모아져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던 약사의 권익을 지키고 약사직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쉽지는 않겠으나 선거를 통해 다소 분열된 약사사회가 단순히 '승자'와 '패자'가 아닌 '약사회' 그 자체로 화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보기

[수첩] 뚜벅뚜벅, 차분하게, 꼼꼼하게…의료개혁 걸음 끝엔

[수첩] 뚜벅뚜벅, 차분하게, 꼼꼼하게…의료개혁 걸음 끝엔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뚜벅뚜벅, 차분하게, 꼼꼼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개혁 관련 입장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기존의 뚜벅뚜벅에 지난 7일 담화문에선 차분하게, 꼼꼼하게가 더해졌다. 각각의 표현을 따져보자면 부작용은 없을 것만 같다. 뚜벅뚜벅에선 당사자 저항이 있어도 개혁을 완수하겠단 의지가 엿보이고, 차분하게나 꼼꼼하게는 정책 추진 태도 관점에선 단점을 찾기 쉽지 않은 단어다. 그러나 의료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현장을 보자. 뚜벅뚜벅 걷는 정책에 미래에 대한 기대를 잃은 젊은 의사들은 현장을 떠났다. 3000여

[수첩] 인공지능 영향력↑…제약업계 등 활용 주목

[수첩] 인공지능 영향력↑…제약업계 등 활용 주목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인공지능(AI)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로 주목받은 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활용한 '챗지피티(ChatGPT)' 등 사례는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으로 발을 넓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학계가 인공지능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을 드러낸다.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와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학교 교수는 인공신경망을 이용하는 기계학습 기반을 구축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제약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노연홍 한

[수첩] 임핀지 급여 촉구 청원이 남긴 것

[수첩] 임핀지 급여 촉구 청원이 남긴 것

임핀지 담도암 적응증 보험 급여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최근 동의 수 8000명을 넘기며 종료됐다. 국회 회부 조건인 5만명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국내 1년 담도암 발생 환자 수가 7000명에 불과한데다 담도암 환자 평균 생존 기간이 1년을 못 미친다는 점을 미뤄 봤을 때, 거의 모든 담도암 환자와 가족들이 목소리를 낸 것이다. 담도암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관심 밖 영역이었다. 폐암, 유방암 등 주요 암은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약제가 연달아 등장하며 늘 관심 대상에 있는 반면, 담도암은 환자

[수첩] 한미약품그룹 사태, '치킨게임' 또는 '4자 회담'

[수첩] 한미약품그룹 사태, '치킨게임' 또는 '4자 회담'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故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납부 진통과 함께 두 진영으로 나뉜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는 평행선을 그은 채 적대적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판 승부를 벌였던 이들은 오는 11월 말 한미사이언스 임총과 12월 중순 한미약품 임총에서 또다시 지분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안건이 다뤄지는 임총이니만큼, 의결 결과에 따라서는 현 경영권 분쟁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가

[수첩] 국감에서 드러난 경북·충북의대 실사 민낯

[수첩] 국감에서 드러난 경북·충북의대 실사 민낯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대정원 증원에도 문제없다는 정부의 발표와 달리 지방국립대 의대의 민낯이 이번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시찰을 다녀온 야당 의원들은 놀라움을 나타냈으며, 의료계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교육시설에도 대학 총장들의 문제없다는 발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19일 개인 SNS를 통해 "각 지역교육청과 국립대학, 병원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하며 경북대 의대 시찰을 하며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구관은 100년, 신관은 70년 된 건물과 오래된 현미경,

[수첩] 훈풍 부는 바이오 IPO, 높이 날기 위한 정부 지원 확대

[수첩] 훈풍 부는 바이오 IPO, 높이 날기 위한 정부 지원 확대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최근 3년간 찬바람이 불어오던 국내 바이오기업 IPO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21일 기준, 올해 13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연내 11개 기업이 추가로 상장 예정이다. 이들이 예정대로 연내 IPO에 성공한다면, 2020년 27건 이후 최다 제악바이오기업 상장 수를 기록하게 된다. 올해 국내 바이오기업 IPO가 증가한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과 영향이 있다. 실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제품 출시까지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