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바이오업체들은 그 외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과 전략에 도전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끝없는 성장과 변화는 제한돼있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는 선택과 집중, 다각화와 전문화 등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주력사업' 확보와 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주력사업 살펴보기, 줄여서 '주사기' 코너에서는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주력사업이 갖는 입지와 영향력,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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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1968년 4월 18일 첫발을 내디딘 삼진제약이 창립 60주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회사는 20세기에 대한장기약품 인수, 부설 중앙연구소 설립, 화성시 향남공장 준공, 기업 공개 등 과정을 거치며 입지를 다진 제약업체다.
삼진제약은 21세기 들어 서울 신사옥을 준공하고 청주시 오송공장, 서울 마곡 연구센터 등 제약기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한 300만불 수출의 탑 수상을 비롯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 여러 성과를 거두며 도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최근까지 의약품 제조 및 매매업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인류 건강을 보호하고 질병을 퇴치할 목적으로 다양한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 소비자 분석해 OTC 출시…'플래리스' 등 ETC 라인업 확장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로 구분 시, 삼진제약 OTC를 대표하는 품목은 소염진통제 '게보린'이다. 해당 의약품은 1979년 국내 허가 후 모습을 드러냈으며, 대중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 회사 실적에 기여하고 있는 품목이다.
삼진제약은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헤 게보린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부프로펜과 파마브롬을 조합한 '게보린소프트연질캡슐'과 이부프로펜에 산화마그네슘을 더한 '게보린릴랙스연질캡슐'은 이 회사가 OTC 복용 과정을 분석한 후 개발한 의약품이다.
이 회사는 1974년, 2009년엔 각각 식욕 촉진제 '트레스탄캡슐'과 '트레스탄츄정'을 허가받아 시장에 내놨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트레스탄 품목군은 식욕 부진 치료를 위해 국내 병의원에서 지속적으로 쓰이고 있다.
항혈전제 '플래리스정(클로피도그렐황산염)'은 이 회사 전문의약품을 대표하는 품목으로 꼽힌다. 해당 의약품은 국내 상급종합병원에서 심혈관·뇌혈관·말초동맥질환 단독 요법 혹은 병용 요법(2제·3제 요법)으로 처방하는 ETC다.
2007년에 플래리스를 출시한 삼진제약은 2021년 '플래리스정300mg' 판매를 시작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기존 품목 대비 용량을 4배 늘린 플래리스정300mg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 ‘스텐트(Stent)’ 시술 시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삼진제약이 고지혈증 치료제로 개발한 '뉴스타틴알정(로수바스타틴칼슘)', '뉴스타틴에이정(아토르바스타틴칼슘삼수화물)' 등 품목군은 플래리스와 마찬가지로 이 회사 ETC 실적을 이끄는 의약품이다.
이와 관련, 조규석 사장(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조의환 회장 장남)은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전시회 'CPhI Worldwide 2023'에 참석해 뉴스타틴알정 등 품목을 전 세계 바이어에게 주력 제품으로 홍보한 바 있다.
◆ 매출액 신기록 경신…만성질환 ETC 및 OTC 영향력 확대 추진
이 회사는 이런 품목을 바탕으로 제약 사업에서 신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진제약 제약 사업 매출액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3084억원으로 전년 2921억원 대비 5.6%(163억원) 증가했다.
삼진제약이 제약 사업에서 매출액 3000억원 고지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항혈전제 플래리스 등 품목 성장에 힘입어 실적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실적은 이 회사 제약 사업 매출액이 회복을 넘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삼진제약 매출액은 2021년에 추세 전환 후 2022년과 2023년 들어 전년 대비 9.6%(240억원), 6.6%(181억원) 증가했다.
일례로 플래리스 등 순환기 및 대사 질환 계열 전문의약품은 이런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공시 자료에서 해당 계열 품목이 제약 사업 매출액에서 33%가량을 차지한다며, 평균 수명 연장과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매출액이 증가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삼진제약은 올해 실적에서 추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시무식에서 순환기 및 심혈관 질환 시장 점유율 유지에 만전을 기하면서, 이전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선 만성질환 제품 시장 점유율 유지 및 확대를 위해 영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응고제 '리복사반(리바록사반)' 등 집중 육성 품목을 선정하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매출액을 이끄는 품목을 늘리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 회사는 일반의약품도 매출액 증가 및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라디오 등 매체를 통해 진행 중인 식욕 촉진제 '트레스탄', 한방 신경안정제 '안정액(천왕보심단)' 등 광고는 삼진제약이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R&D에 투자…공장 증축으로 수출↑ 기반 마련
의약품 연구개발(R&D)과 생산 시설 확장은 삼진제약이 추진 중인 제약 사업에 기대감을 더한다. 이와 관련, 이 회사가 최근 진행 중인 의약품 R&D에서 주목하고 있는 임상은 알츠하이머병 신약 'AR1001' 3상이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삼진제약은 아리바이오와 'AR1001' 국내 3상 공동 진행 및 독점 생산·판매 계약을 맺었다. 단계별 마일스톤 등 계약 금액은 선급금 100억원을 포함해 1000억원이고, 매출액 로열티는 별도다.
AR1001 글로벌 3상 환자 모집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목표를 조기 달성해 80%를 넘어섰다. 지난 13일 아리바이오는 글로벌 13개국에서 1150명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약 등 R&D에 대한 관심은 AR1001에서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기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이 회사는 전략적 투자자(SI)로서 뇌 영상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뉴로핏에 10억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삼진제약은 당사가 보유한 연구 자원, 인프라, 네트워크에 뉴로핏 기술력을 접목하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이 회사는 약 693억원을 투입해 청주시 오송공장 주사제 시설도 증축했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오송공장 주사제동은 연간 740만 액상 바이알 주사제를 비롯해 400만 분말 바이알 주사제, 2300만 앰플 주사제 등 생산이 가능하다.
삼진제약은 오송공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 경로를 넓힐 계획이다. 유럽을 포함해 다른 지역으로 의약품 수출을 늘리겠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이런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오송공장 증축 과정에서 무균 의약품 제조공정 가이드라인(EU GMP Annex1)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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