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균주 훔쳐갔다" 선제공격 5년간 싸운 종착역은 '부메랑'

메디톡스 전 직원 고발에 결국 허가 취소까지 이어져…향후 미 ITC 결과 주목

허** 기자 (sk***@medi****.com)2020-06-18 11:20


[메디파나뉴스 = 허성규 기자] 5년간에 걸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의 지리한 보톡스 균주 도용 의혹 싸움이 마침내 메디톡신 자체 문제에 대한 공방으로 번지면서 결국 싸움을 먼저 건 메디톡스에 허가취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가게 됐다.

식약처는 18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3개품목(50, 100, 150단위)에 대해 오는 25일자로 전격 허가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최초 균주 도용 공방에서부터 촉발된 양사의 사활을 건 싸움은 메디톡스 퇴사 직원의 내부 고발로 이어진 검찰 조사와 식약처의 최종 허가취소로 거꾸로 메디톡스에 치명타가 가해짐과 동시에 대웅제약측은 일단 승기를 잡게 됐다.

메디톡스는 앞으로 식약처 처분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미국에서 소송이 진행중인 보툴리눔톡신 균주 도용에 관한 ITC(국제무역위) 소송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여 향후 사건 전개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균주 도용 싸움이 거꾸로 무허가 원액 문제로 번져 위기 자초 

국내 보톡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메디톡스는 대형제약사인 대웅제약이 '나보타 주'를 발매하고 미국 시장에 한발 앞서 진출을 모색하자 허가를 막기 위해 지난 2016년 "대웅이 우리 균주와 기술을 훔쳤다"며 국내와 미국에서 전사적으로 선제공격에 나섰다.
 
이에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사실"이라며 "대웅 균주는 국내 경기도 용인 토양에서 추출했으며 도용한 것이 아니다"고 염기서열, 포자감정 등 자료를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메디톡스는 자사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하면서 ITC 소송으로 확대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메디톡신’의 무허가 원액 사용 및 허위자료 제출 의혹에 대해 메디톡스 전직 직원이 언론 제보에 이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를 하면서 변수를 맞이했다.
 
당시 메디톡스는 "해당 제보자는 대웅제약과 결탁한 메디톡스의 과거 직원이기에 제보 자체의 신뢰성에 매우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균주소송에서 이어진 갈등에 따른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권익신고는 결국 검찰 조사로 이어졌고, 검찰은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제품 생산, 원액 및 역가 정보 조작을 통한 국가출하승인 취득, 허가 내용 및 원액의 허용기준을 위반해 제품을 제조·판매한 것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식약처 역시 검찰로부터 범죄사실 등 수사결과 및 공소장을 제공받아 해당 품목 및 위반사항을 확인하고, 허가 내용 및 원액의 허용기준을 위반해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행위에 대해 약사법 제62조 제2호 및 제3호 위반으로 품목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이후 두차례의 청문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당초 예정돼 있던 3개 품목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됐고, 25일부터 3개품목의 허가가 취소가 발효될 예정이다
 
결국 현재까지 진행된 경과만 보면 메디톡스가 균주 논란을 제기함에 따라 대웅제약의 반격 과정에서 공익신고 등으로 이어졌고, 이 역시 허가 취소로 이어진 이른바 ‘부메랑’이 된 것.
 
다만 아직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국내 민사소송과 미 ITC 소송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국내 민사소송은 미 ITC 소송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해당 결과에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메디톡신의 허가 취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웅제약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국내 허가 취소 관련 내용을 추가 증거자료로 제출하면서 ITC 소송의 예비판결이 1개월 가량 늦춰졌다는 것이다.
 
업계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ITC 행정판사는 지난 2일 대웅제약이 제출한 문서 4건을 증거로 채택했다. 제출된 내용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메디톡스와 정현호 대표가 검찰에 기소된 사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3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의견에 대한 검토 기간을 고려해 예비판결일을 6월 5일에서 7월 6일로, 최종 판결은 10월 5일에서 11월 6일로 각각 1개월 가량 연기했다.
 
ITC 예비 판결일 이전 이같은 품목허가 취소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대웅제약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가 메디톡스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6월 예비판정 결과가 최종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어, 오는 7월 예비판결일이 사실상 양사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ITC의 결과가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민사소송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품목허가 취소가 앞으로 남은 두 개의 소송에서 메디톡스에 불리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웅제약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를 ITC가 어느 정도까지 고려할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ITC의 실제 판단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디톡스 측은 18일 공시를 통해 현재까지 처분 통지서가 접수되지 않았으며, 처분청인 대전식약청의 처분통지서 접수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는 시점에 즉시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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