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방문부터 공적마스크까지…약사들이 전한 공감 사연

인천시약 '약국 에피소드 경연대회' 통해 코로나19 관련 경험담 '눈길'

이호영 기자 (lh***@medi****.com)2020-09-01 06:06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일선에서 힘써온 약사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지난 30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5회 인천약사 팜페어 및 연수교육' 행사에서 인천시약사회는 야심차게 준비한 '약국 에피소드 경연대회' 본선 영상을 공개했다.
 
당초 오프라인 행사로 기획이 됐지만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지난달 8일 본선 경연대회를 진행했고 처음으로 동영상 촬영본을 공개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경연대회에서는 예선을 통해 총 22편의 공감가는 에피소드들이 접수됐고 본선에는 8편이 올라 경쟁을 펼쳤는데 가장 주목을 받은 주제는 역시 코로나19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약국을 방문한 날의 상황을 표현한 내용부터 공적마스크로 인해 울고 웃었던 기억, 병원약사의 눈으로 바라본 코로나19에 대한 단상 등이 약사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미추홀구 한호준 약사는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날의 약국'을 주제로 경험담을 영상과 함께 위트있게 표현해 박수를 받았다.
 
한 약사는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약국의 하루를 영상으로 재현했다. 인천에서 가장 먼저 확진자가 다녀간 약국 중 하나였던 만큼 약사는 물론 보건소도 당황하며 우왕좌왕했고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간이천막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던 경험도 했다.
 
이후 방역을 했고 하루 동안 약국 문을 닫고 이튿날부터 방역 완료 문구를 붙이며 영업을 시작했는데 약국을 방문했는데 괜찮냐는 문의 전화가 쏟아지며 피로감을 느꼈다.
 
다만 확진자 방문 소식에 단골손님들이 약사의 건강을 걱정해줬고 힘내라며 문자를 보내 온 주변 약사들 덕에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한 약사는 "확진자가 다녀간 이후 약국 방문자는 1/10로 줄어들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됐지만 힘든 시간이었다"며 "주변에서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이제는 더 익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을 얻었다. 모든 약사들이 능숙한 대처로 이겨나가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기여했던 약사들의 공적마스크 취급과 관련한 사연들도 무대에서 재현됐다.
 
 
정겨운 약사는 '이번 코로나는 처음이라'는 제목으로 136일간의 공적마스크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했고 약국에서도 마스크를 구비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며 마스크 대란이 시작됐다.
 
그러면서 모든 약사들이 마찬가지였지만 정 약사 역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마스크 없어요'일 정도였다.
 
정부의 개입으로 시작된 공적마스크 제도로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정 약사는 턱없이 부족한 공적마스크와 불분명한 배송간격 등으로 시민들의 불만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정 약사는 '수능 때도 안먹었던 청심환을 먹고서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는 표현으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공적마스크 5부제가 시행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대리구매 규정 등에 따라 혼란은 컸다.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정 약사를 향한 불만의 눈초리는 커져갔다.
 
정 약사는 "136일간의 대장정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공적마스크 제도가 종료됐다"며 "힘들었지만 약사들이 방역 일선에서 공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나중에 회상했을 때 '나때는 말야' 하면서 웃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연대회에는 병원약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코로나19에 대한 에피소드도 소개돼 주목을 받았다.
 
 
오예은 약사는 '코로나19의 여름'을 주제로 병원 약제부에서 겪은 경험을 통해 코로나19를 대하는 심경의 변화를 담담히 소개했다. 
 
코로나19로 병원약사들의 업무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그중 하나가 선별진료소 복약안내였다. 원내 복약안내를 위한 매뉴얼이 확립되면서 직접 찾아가는 복약안내가 시작됐고 오 약사도 처음으로 복약안내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당시 오 약사는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혹시라도 복약안내를 위해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만나 코로나에 걸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컸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가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약을 들고 도착한 채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만나면서 그동안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사라졌다. 해야 할 일을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환자는 연신 사과를 하며 미안함을 표현해 부끄러운 생각까지 들었다.
 
오 약사는 "처음의 두려움이 제 역할을 해내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면서 긍정적인 희망을 봤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하는 모두의 노력이 있을 때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처음으로 시도된 약국 에피소드 경연대회의 대상은 '노모를 유모차에 태우고' 에피소드를 소개한 신진영 약사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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