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신약, 영업이익 이어 순이익도 적자行…재무악화 거듭

34년만에 당기순손실 49억원 기록…금융자산 대량 평가손실 원인
매출 정체, 영업적자 지속에 악재…오너 3세 수년째 발목 잡혀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2-01-24 06:04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일성신약이 영업이익에 이어 당기순이익 마저도 적자로 전환됐다. 재무 상황은 수년째 악화를 거듭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성신약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가 49억원으로 전년 32억원 당기순이익 대비 적자 전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일성신약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은 1988년 당기순손실 17억원을 기록한 이후 34년만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분기 56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연말 49억원까지 소폭 완화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은 금융자산 평가손실에 따른다.


지난해 3분기까지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평가손실액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융상품 수익 28억원을 50억원 이상 훌쩍 넘는 수치다.


일성신약은 이미 2019년부터 매출 부진과 영업 적자를 겪고 있다. 2019년 마취제 ‘슈프레인’ 등 일부 라이센스상품 계약이 종료된 것과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경영 위기가 계속됐다.


1985년 상장 이후 30년 넘게 유지해온 영업흑자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영업적자로 뒤바뀌었다. 지난해에도 연간 영업손실 18억원으로 전년 19억원 대비 1억원 줄어들어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매출액은 2018년 617억원에서 2019년 484억원, 2020년 406억원으로 줄곧 감소한 후 지난해 421억원을 기록하며 하락세에서 벗어났지만, 소폭 증가에 그쳐 매출 정체도 여전한 상황이다.

 

일성신약 2017년~2021년 매출, 영업익 현황.jpg


일성신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 금융자산 악재로 당기순이익까지 수십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전체 수익성에 위기를 맞았다. 당기순이익은 이른바 ‘이익잉여금’으로 주주 배당, 기업 규모·사업 확대 투자 등에 사용된다.


이같은 재무 상 위기는 2019년 선임된 오너 3세 차남 윤종욱 공동대표를 비롯해 한껏 젊어진 새 임원진에게 수년째 풀지 못한 숙제가 되고 있다.


일성신약은 윤 대표가 선임된 직후부터 임원진을 비교적 젊은 인사로 임명하거나 외부에서 수차례 영입해오는 방식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970년~1980년생 임원은 전체 16명 중 8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16명 중 5명은 재직기간이 1년 이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신제품 출시, 외부 CSO(영업대행업체) 도입 등을 추진했지만, 끝내 영업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한편, 오너 3세 장남 윤종호 이사는 2017년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3년 만인 2020년 임기 종료로 회사 이사진에 제외됐다가, 1년 만인 지난해 초 다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윤종욱 대표이사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이후 재선임여부가 결정된다. 2017년 선임돼 2020년 1회 연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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