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경쟁' 당뇨병 치료제 시장 '국산'도 예외 없다

LG화학 '제미글로' 제네릭 도전 개시…9개사 특허심판 청구
회피 시 2031년 이후 출시 가능…1400억 원대 시장 두고 발 빠른 움직임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3-06-10 06:07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올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대형 품목의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LG화학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에 대한 제네릭 도전이 시작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신풍제약은 제미글로의 '제2형 당뇨병 치료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2039년 10월 30일 만료)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이로부터 14일째가 되는 지난 9일에는 보령과 제일약품, 한국프라임제약, 대화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삼천당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셀트리온제약까지 심판을 청구,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위한 최초심판청구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제미글로에는 이번에 심판이 청구된 특허 외에도 '디펩티딜 펩티데이즈-Ⅳ(DPP-Ⅳ) 저해용 신규 화합물,그것의 제조방법 및 그것을 활성성분으로서 함유하는 약제조성물' 특허(2030년 1월 11일 만료)와 '1-((2S)-2-아미노-4-(2,4-비스(트리플루오로메틸)-5,8-디히드로피리도(3,4-d)피리미딘-7(6H)-일)-4-옥소부틸)-5,5-디플루오로피페리딘-2-온 타트레이트염의 수화물' 특허(2031년 10월 28일 만료) 두 건이 더 적용된다.

특허 만료 시점으로 보면 2030년과 2031년, 2039년으로 마지막 특허만 회피하면 출시 가능 시점을 8년 가량 앞당길 수 있고, 앞서 만료되는 두 건의 특허는 사실상 회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가장 마지막에 만료되는 특허에 대해서만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심판을 청구한 제약사들이 특허를 회피할 경우 제미글로의 제네릭은 2031년 10월 이후 출시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출시 가능 시점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도전에 나선 것은 제미글로의 실적 규모가 상당해 먼저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음으로써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매출 규모가 100억 원 이상이면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구분되면서 제네릭 품목들의 도전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제미글로 제품군의 지난 2021년 생산실적은 총 1402억 원 규모에 달해, 제네릭을 노리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품목이다.

하지만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특허에 도전할 경우 경쟁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일찌감치 심판을 청구해 경쟁자를 떨쳐내려는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대형 품목에 대한 특허 도전 분위기를 감안하면 적어도 수십 곳의 제약사가 심판을 청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아주 이른 시점에 심판을 청구한 결과 단 9개사만 도전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처럼 먼저 도전에 나선 제약사들을 뛰어넘기 위해 무효심판 등으로 도전하거나, 위수탁 생산을 통해 추가로 허가를 받는 제약사가 나타날 수도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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