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의정갈등 장기화에 '의협 리더십' 도마위

3일 의료윤리연구회 개최…배장환 교수, 의료계 대응 지적
의협, 수가협상 10% 주장했지만 국민적 공감대 불발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6-04 05:58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정갈등이 100일을 넘어서면서 의료계 내에서도 대한의사협회 리서십에 의문을 갖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사들의 대표 단체임에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의정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의 논의나 전공의 복귀,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서울 용산역 ITX회의실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충북대의대 심장내과 배장환 교수<사진>는 '의대증원사태-무너진 것과 쌓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의료대란 과정과 이슈들,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배장환 교수는 "의협은 정말 다양한 의사직능의 대표가 되는가? 개원의의 이득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또 의협이 정부, 정치계, 전공의와 접촉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의협이 현 사태에 대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반문했다.

이어 "의협이 의료정책이라고 하는 거대 담론을 논할 정도로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묻고 싶다"며 "그러니까 수가협상을 잘했으면 박수를 받고, 못했으면 드러누워야 되고, 그런 게 아니라 정말 한 나라의 의료정책에 대한 담론을 이끌 준비가 돼 있냐는 것"이라며 의협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했다.
 
또 "의협이 국민들을 설득하고 정부를 설득할만한 추계 연구조차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의협은 결국 프라이빗한 전문가 단체가 되는 것이다. 정부의 의료 정책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있는 역할을 못한다는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의사들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시키려는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의정갈등 장기화가 이어졌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충기 임상조교수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길이 없어 보인다"며 "의사들의 책임이라는 부분에서 봤을 때 의사가 의료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환자나 국민, 정치, 이런 주체들이 의료를 바라보는 역할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예로, 수가 협상을 들었다. 김충기 교수는 "의협에서 수가협상에서 10%를 올려야 된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 했다.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 의사들이 이런 식의 주장을 하는 것에 있어서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명분을 충분히 갖기 위한 노력,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고민, 어떤 점에서 설득력이 있는지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데 그걸 못 찾았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현재의 의료대란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배장환 교수는 "2025학년도 의대정원은 더 이상 변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변화가 생긴다면 입시 대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공의들이 개인별로 귀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정부의 전향적 조치가 있다면 복귀가 가능할 수 있지만 필수의료과의 복귀는 낮을 것이다. 교수들 역시 필수의료과 이탈이 있을 것"이라며 "의대생의 경우 학사일정을 계속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수와 의대생, 학부모가 논의 후에 유급을 결정하고, 유급이 된다면 학생들이 총장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소송 등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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