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붕괴 중 의대 증원 힘겨루기만…정부 이해 불가"

[인터뷰]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
지역의료, 전달체계 붕괴에 초고령사회-인구소멸 겹쳐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7-02 06:00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지역의료 붕괴가 초고령사회를 맞아 속도를 더하고 있다는 현장 시각이 제기된다. 당장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10년 후 낙수효과에 기댄 의대정원 증원으로 힘겨루기만 하고 있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지역의료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경북 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언급했다. 경북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20% 이르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면적은 넓지만 인구는 적은 지역 특성도 의료체계 붕괴를 가속시키고 있다.

일례로 영양군의 경우 인구는 1만5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동시에 10만명당 100세 이상 비율은 가장 높고, 인구소멸도 빠르게 진행 중인 지역이다. 따라서 영양군에 의원급 의료기관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여러 곳이 운영될 만큼 환자도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의료전달체계는 무너져 있는 현실이다. 인근 상급종합병원은 환자 대기가 몇 개월에 이르지만, 지역 내 병원은 운영상 어려움으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경북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의료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무너지고 있음을, 빠른 해결책이 필요함을 누차 경고했다"면서 "내년이면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빠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역·필수의료 붕괴는 이미 시작된 만큼 '당장'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료인력을 비롯해 당장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선 의료전달체계와 의료기관별 역할 정비 등 의료자원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의료-복지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봤다. 이미 지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내년이면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급증하는 노인인구에 대한 의료-복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단 시각이다.

이처럼 지역의료 붕괴가 진행 중이고 초고령사회 진입도 시작된 가운데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에만 힘을 쏟고 있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가진 자원부터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인구소멸을 향해 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부작용을 낳는 괴물이 될 수 있는 낙수효과, 의대정원 증원으로 힘겨루기만 하고 있는 정부 심중을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소모적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엔 의료계 의견을 존중하는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안다면 결단은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의료계엔 하나로 뭉치는 결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료계 의견을 정부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대한의사협회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구성원 모두가 결집돼야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회장은 "회원 기대가 모여 당선된 임현택 회장을 중심으로 뜻을 맞추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한다면 국민과 함께하는 의사회라는 기치를 다시 드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협 집행부도 회원 이견보다는 화합에 중점을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보기

"의료계 반발, 이익 아닌 민주주의 지키는 일"

"의료계 반발, 이익 아닌 민주주의 지키는 일"

[메피다나뉴스 = 조후현 기자] "지금의 의정갈등은 이익 차원이 아닌 민주적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임을 국민들께서 알아주셔야 합니다." 최정섭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이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길어지는 의정갈등 속 의사-국민 신뢰도 악영향을 극복하기 위한 지역의사회 차원 노력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먼저 이번 의정갈등 속 의료계 반발은 단순히 기득권이나 이익 차원이 아닌 민주적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설명했다. 당초 의료계에서도 증원에 대한 논의나 발전적 방향의 증원 숫자에 대한 내부 승인 과정이 진행 중이었으나, 정

"전남에 무의촌은 없다…공보의 업무 과감히 개선할 때"

"전남에 무의촌은 없다…공보의 업무 과감히 개선할 때"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전라남도의사회가 지역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전라남도에 퇴임 교수 공공의료기관 연계 사업을 제안하는가 하면 공중보건의사 기피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배치 개선안도 제시하며 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지역의료 살리기를 위해 지자체와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의사회는 먼저 공보의 기피 문제 해결을 위해 업무·배치 개선안과 지역의료기관 당번제를 제안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