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고혈압 치료효과 'UP'하려면…신약 도입‧급여 적용돼야

19일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폐고혈압 1군과 함께 4군에도 희귀질환 지정과 상정 특례 지정 제안
폐동맥고혈압 생존율, 조기 발견이 좌우…전문 치료 센터 설립 촉구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7-20 05:55

김대희 정책이사(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가 '국내 폐고혈압 극복을 위한 학회의 정책 제언'을 발제로 발표하고 있다.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국내 폐고혈압 질환에 대한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약 도입과 급여 적용, 초기 병용요법이 가능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폐고혈압 중 희귀난치성 질환인 1군 폐동맥고혈압처럼 급성폐색전증 후에 폐혈관이 증식돼 발생하는 4군에도 희귀질환 지정과 상정 특례 지정을 통해 진료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린 제9회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 및 제4회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김대희 정책이사(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는 '국내 폐고혈압 극복을 위한 학회의 정책 제언'을 발제로 이 같은 시각을 내놓았다. 

김대희 정책이사는 국내 폐고혈압 약제 급여 및 처방현황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에서 2022년 2월 개정 고시한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순차적 병합 요법만 허용하고 있다. 초기 병용요법은 아직 허용하고 있지 않고 보험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약제 인정기준을 만족할 때 3개월 단위로 병용요법을 늘려갈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고위험 환자에게 초기 3제 병합요법을 할 수 없고, 초기 병합요법은 보험 급여도 아직 인정되지 않고 있어서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약제를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과 효과가 우수하지만 급여 적용이 안 되고 있어 사실상 처방이 불가능한 약제에 대해서 급여 적용을 촉구했다.

김대희 정책이사는 "가장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정맥주사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 표적치료제인 '에포프로스테놀'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도입되지 않았다. 그래서 PDE5 억제제 중 실데나필만 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타달라필이 요즘 대세지만 식약처 허가 조차 돼 있지 않다. 또 리오시구앗은 보험 급여를 받지 못해 시장에서 거의 처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체 폐고혈압 중 3%에 해당하는 4군 폐고혈압은 아직 질병코드조차 잡혀있지 않다. 때문에 제대로 집계조차 불가능하다. 현재 여러 가지 자료를 종합해보면 국내에 약 170명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보다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환자들의 질병코드를 부여해야 한다. 결국 희귀질환 지정과 상정 특례 지정을 통해 1군 폐동맥 고혈압처럼 진료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학회에서 정책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에 따르면, 국내 폐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 PH)은 전 세계 인구 1%에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는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는 50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폐고혈압은 그 원인에 따라 5개의 큰 군으로 분류한다. 1군은 특발성, 유전성, 약물유발, 결체조직질환, 선청선 심장질환 등, 흔히 말하는 폐동맥고혈압으로 전체 폐고혈압의 3%에 해당하며, 폐소동맥의 증식과 폐쇄로 압력이 증가해 폐소동맥쐐기압 15mmHg 이하, 폐혈관 2wood units 초과로 진단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2군은 좌측 심장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 질환으로는 심부전이 있다. 페고혈압의 대부분(65%)을 차지한다. 3군은 폐질환과 저산소혈증에 의해 발생한다. 대표질환은 폐섬유화증으로 약 30%를 차지한다. 4군은 급성폐색전증 후에 폐혈관이 증시돼 발생하는 희귀 질환으로 약 3%가 해당된다. 5군은 불분명한 여러 기전에 의해 발생되는, 그 원인 불분명한 환자들을 5군으로 정의하고 있다.
김경희 대한폐고혈압학회 홍보이사
◆ 폐동맥고혈압 생존율, 조기 발견이 좌우…전문 치료센터 설립 촉구

폐동맥고혈압 환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치료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센터 설립 필요성도 제시됐다.

김경희 홍보이사는 "폐동맥고혈압은 미국기준으로 보면 확진까지 1.5년이 걸리고, 생존기간은 약 2.6년이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10년 이상 장기 생존이 가능한 질병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치료 중인 환자는 약 1500명으로, 숨겨진 페동맥고혈압 환자는 4500명~600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며 2023년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인용해 "폐동맥 고혈압은 조기 진단이 생존율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있다. 우리나라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1.8%로 과거에 비해 약 2배 정도 증가했지만 90%인 일본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상황으로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폐동맥 고혈압 인지도를 높여서 조기 진단율을 높여야 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폐동맥고혈압 전문센터가 필요하다. 전문센터 유무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는 내용은 이미 미국에서 많이 보고가 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의 경우 폐고혈압 전문센터는 미국은 89개 이상, 호주는 50개 이상, 캐나다는 17개 정도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전문 센터는 물론, 다학제 팀을 갖춘 병원도 없어서 적은 의료기관에서 소수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욱진 회장은 "일본의 5년 생존율이 90%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전문 센터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난치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민간섹터에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학계에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일본 정부처럼 한국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Aware Early, Treat Properly, Stay Happy!'를 주제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의 폐고혈압 전문가들의 폐고혈압 극복 방법과 최신 치료 동향 등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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