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환자안전, 약학대학 교육과목 개설해야"

환자안전사고 오류분석 및 예방 위해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설립
제약사 등과 협력해 의약품 포장 및 라벨 등 문제점 개선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9-06 12:0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환자안전 약물관리는 앞으로 병원약사가 메인으로 활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환자안전 약물관리는 약학대학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바람이 있다면 환자안전에 대한 교육과목을 필수적으로 개설하는 것이다."

5일 여수 소노캄에서 만난 손은선 한국병원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센터장(연세세브란스병원, 사진)은 전문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이하 센터)는 환자안전사고의 많은 부분이 의약품 관련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투약단계별 오류분석과 예방활동 강화를 위해 한국병원약사회 차원에서 설립됐다. 대외적인 환자안전 관련 정책 대응과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환자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손은선 센터장은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기관 인증이나 각종 평가를 받을 때 의약품 이야기가 나오면 약제부서에 모든 책임이 돌아간다"라며 "약제부서에게 요구하는 일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약사들이 드러나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센터 설립을 통해 2년 동안 바쁘게 움직였고,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센터는 올해 4월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 보고프로그램을 통한 환자안전사고 보고를 활성화하고, 원인 분석과 개선활동을 실시하며 관련 자료 및 활동 내용을 공유했다. 

또한 약물 사용 시 오류를 줄이기 위해 제약사들과 약 1년간을 협력해 일부 의약품의 용기 및 라벨 표기 방식, 정제 성상, 포장 인쇄 방식 등을 변경해 개선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일례로 PTP 포장에 약을 하나씩 나누게 되면 약 이름이나 유효기간 표기가 되지 않는 경우를 개선하기도 했고, 기초 수액제의 라벨 색상을 통일해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백신 라벨 가독성을 개선하기도 했으며, 효과가 좋은 여드름 치료제를 일상에서 서로 나누는 경우들이 있는데, 과잉 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 금지 표시가 다 보이도록 건의해서 약물 포장을 바꾼 사례 등이 있었다. 

손 센터장은 "각 병원 마다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는 들리지 않지만, 병원약사회 차원에서 응집된 의견을 외부기관에 전달하면서 이전에는 개선이 어려웠던 부분들도 개선을 이뤄내는 기회가 많아졌고, 환자들의 약물안전성도 높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센터는 환자안전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지만, 손 센터장은 무엇보다 환자안전에 대한 위험도를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것은 약대생들을 비롯한 보건의료인들의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봤다.

현재는 간호대학에서 환자안전 관련 과목을 개설한 곳이 많다. 이에 간호대 학생들에게 병원약사들이 강의를 하고, 현장 실습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온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약학대학 수업에는 관련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상황이다. 

손 센터장은 "간호대학의 실습 요청을 받았을 때 환자안전은 현장에서 직접 실습을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약학대학에도 빨리 접목을 해서 우리 병원약사들이 이 부분을 강조해서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대생들이 졸업 후 기관에도 갈 수 있고, 제약회사도 갈 수 있고, 병원약국에도 올 수 있다. 아무리 밑단에서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정책적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제약회사에서 받아들여줘야 하는데, 밑바탕 지식이 없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손 센터장은 "학교에서부터 이런 교육을 진행하면 제약사에서 라벨이나 포장을 만들 때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개선될 수 있고, 정책 등에서도 많은 고려가 이뤄지면 환자안전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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