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종 구조전환, 이번엔 개선 확실…참여율·보상 높도록 설계"

[인터뷰]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과장급 실무진
의료개혁특위, 8월 30일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 발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구체화…이달부터 시행
복지부, 지원사업 성과에 자신…중증진료체계 사업과는 별개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9-09 06:00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강준 의료개혁총괄과장, 유정민 의료체계혁신과장, 강슬기 의료인력혁신과장. 사진 =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4월 25일 출범한 이후 4개월에 걸친 논의 결과물로 지난달 30일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의결·발표했다.

1차 실행방안에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전공의 수련체계 혁신, 중증‧필수 수가개선, 의료사고안전망 등 우선 개혁과제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담겼다.

특히 그간 꾸준히 논의돼왔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이 구체화됐다.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병은 중증환자 비중을 3년 내에 70%까지 상향하거나 현행 비중의 50% 이상 높여야 하고, 지역과 병상 규모에 따라 일반병상을 5~15% 감축해야 한다.

복지부는 각 의료현장 여건에 맞게 구조전환을 할 수 있도록 3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구조 전환 시 비용이 절감되는 점을 고려해 중증 중심으로 안정적 전환이 가능하도록 중증 수가를 인상하고 성과보상을 지원한다.

복지부는 이달 중 시행하되, 충분한 신청 기간을 둬 각 병원 여건에 맞춰 준비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최대한 많은 병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는 의료개혁특위를 지원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강준 의료개혁총괄과장, 유정민 의료체계혁신과장, 강슬기 의료인력혁신과장을 만나, 이번 1차 실행방안 발표 배경과 상급종병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 계획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Q. 우선 이번 1차 실행방안 발표 의미와 향후 계획은.

의료개혁특위 산하에 있는 전문위 3개월 성과로 이제 1차 실행 방안을 낸 것인데, 그러다 보니 현안 과제 중심으로 돼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전공의 수련 체계, 중증 필수 수가 등이 그 예다. 이후 2차 실행방안은 올해 연말 쯤 발표될 것 같다. 비급여 실손, 지역의료 혁신, 1차 의료 등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 등이 담길 계획이다.

쟁점이 남은 과제 같은 경우 올해 내로 결론이 나지 않으면 내년까지 넘겨서 계속 논의할 생각이다. 일부에서 특위가 1년 한시 조직인 것으로 알고 계시는 경우가 있는데, 의료개혁특위에는 시한이 없다. 물론 1년 안에 열심히 해서 끝내야겠지만, 계속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있으면 연장될 수도 있다.

의료사고 특례법과 관련해 올해 초에 공청회를 했었는데, 굉장히 반대도 많았고 이해 관계자 간에 입장차가 컸다. 그럼에도 설명의무에 대해선 의료계도 공감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설명하고 싶은데, 법적으로 책임을 지게 되는 부분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런 관점에 접근해보고 있다.

Q. 상종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여전한데, 대응 방안과 향후 계획은.

상급종합병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계속 많이 하고 있다. 불이익이 생길 수 있어서 마지못해 참여하는 구조는 원치 않는다. 기존에 못했었던 중증에 대한 보상 구조를 이번에는 확실히 개선해서 참여 유인을 최대한 높일 계획이다. 현장에서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 상황을 계기로 전공의 수련이나 병원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일부 있다. 우려스러워 하는 분도 계시지만, 빨리 해달라고 요청하시는 분들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여러 측면에서 디테일하게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병상 감축을 완화하는 것이라든지, 일률적인 기준을 갖고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라든지 등에 대해선 세분화된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3년 시범사업 기간 내에서 '바텀업'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은 보완해가면서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그대로 이어가되, 일률적으로 강행한다기보다는 최대한 자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해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증에 집중하더라도 지금보다는 확실히 보상이 되는 구조로 설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덧붙여서, 보상 구조를 설계할 때 비중증 환자를 줄이더라도 충분히 운영 가능한 수준으로 일단 시뮬레이션을 했다. 입원실은 2~4인실로 줄일 때 입원료에 대해 확실한 가산이 되고, 중환자실과 특수병상에 대해서도 가산이 되는 구조로 만들었다. 수가 일정 부분은 성과 보상으로 설정해서, 중증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에 대해 충분히 보상코자 한다. 47개 상종 병원이 전부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전반적으로 추가되는 수가 규모는 3조3000억원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시범사업 참여를 주저하는 분들에게는 불이익으로도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구조 전환을 하려는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다. 어쨌든 이달 안에는 시범사업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

Q. 시범사업에 참여할 준비 속도가 병원마다 다른 것 같다.

그렇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병원 같은 경우 걱정하는 부분이 크지만, 이미 이런 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준비했던 병원에서는 전환을 통해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것이 있다.

정부로서는 여러 병원 수용성을 감안해야 하는데, 시범사업 시작은 최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해서 준비되는 대로 먼저 가되 신청 기간을 충분히 두려고 하고 있다. 먼저 준비되는 대로 구조 전환에 따른 보상이 지원일단 올해 안으로는 상시적으로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는 준비하는 과정인 셈이고, 이제 본격적으로는 내년 1월부터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Q. 지역 병원 입장에서는 병상만 줄어들고, 여전히 환자들은 수도권만 찾을 것이라는 우려가 불가피한데.

환자분들에게 권역 안에서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안심과 신뢰를 줘야 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지역 안에서도 투자, 규제 개선, 임상역량 제고 등을 통해 거점 병원이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지역 의료 이용 시 본인부담률을 낮추는 방향도 고려 중이다. 다만 우선적으로 환자들이 지역 내 병원을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 등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하반기에 추진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는 환자가 지역 병원을 찾고, 그것을 기반으로 병원이 성장하면서 기능적으로 진료권이 작동할 수 있는 체계까지 돼야 한다. 이같이 선순환되면서 역량을 늘릴 수 있는 방향도 보고 있다. 실제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각 지역에 남아 계신 의사분들도 비전있는 곳에서 꿈을 키울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런 정책 변화가 패키지로 적용되고 쌓여져나가면, 지역의료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중증진료체계 시범사업과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 않나.

상종 구조 전환 시범사업이 외래 뿐만 아니라 입원까지 더 큰 틀에서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중증진료체계 시범사업과 중첩되지 않도록 하려고 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시범사업에 참여할 경우에는 중증진료 시범사업에서는 빠져야 한다는 의미다. 보상이라는 제도는 효율적으로 사용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 구체적인 조정 방안은 이달 말에 세부적으로 결정해서 공개할 계획이다. 최대한 현장의견을 많이 수렴해서 하고자 한다.

Q. 전문의 대상 계약형 필수의사제가 등장했다. 해당 의사는 소속이 어디인가?

병원 소속이다. 지자체는 계약을 체결한 의사가 기간 동안에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보는 역할을 맡는다. 의사가 지자체에 소속돼서 특정 병원으로 파견 보내지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는 의사가 특정병원에 근무하시도록 연계만 해주는 역할만이다. 지자체 소속을 채용하는 것은 병원에서도 바라지도 않는다.

Q. 지도전문의 수당이 최대 8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어떤 의미인가.

말 그대로 모든 기준을 최대로 충족했을 때 나오는 금액이다. 명확한 기준에 따라 드리게 된다. 수련에서 핵심은 수련제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 보다는, 지도전문의 역할에 있다. 지도전문의에게 명확한 역할을 주고 지원을 해야만, 지도전문의도 마음껏 지도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서도 지도전문의에 대한 지원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반면 현재 국내에서는 지도전문의 자격 요건이 형식적인 부분도 있다.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그런 것들을 개선코자 한다. 때문에 내년도 예산도 수련 내실화를 위한 지도전문의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지도전문의 수당은 그들이 진료를 못 보는 부분에 대한 보정을 해주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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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2024.09.10 10:21:37

    그럴듯 해보이지.
    근데
    3조3천억추가지급이라.
    경증진료 빠지는 수가는 얼마나 되는지 안밝혔녀. 아마도 빠지는 금액은 5조정도 될걸.
    그리고 9조를 49개병원에 풀면 고작 5박억 정도네. 장난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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