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치료 새 물결 이중항체 신약…글로벌 시장 연착륙

이중항체 신약 6종 중 절반 올해 매출 1억달러 돌파 
텍베일리 매출 4억달러로 가장 높아…컬럼비·엡킨리 순 
서로 다른 두 가지 항체 하나로 합쳐…CAR-T 대항마로 분류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1-07 11:5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혈액암에서 주목받는 이중항체 신약이 글로벌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중항체 신약은 서로 다른 두 가지 항체를 하나로 합친 약제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의 대항마로 꼽혀왔다. 

6일 글로벌 제약사 3분기 실적보고서를 토대로 이중항체 신약을 매출 현황을 살펴본 결과, 약 절반은 매출 1억달러(한화 약 1400억원)를 돌파했다. 

현재 글로벌 상용화된 이중항체 신약은 존슨앤드존슨 '텍베일리(테글리스타맙)'를 비롯해 '탈베이(탈쿠에타맙)', 애브비 '엡킨리(엡코리타맙)', 로슈 '컬럼비(글로피타맙)'와 '룬수미오(모수네토주맙)', 화이자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 등이다. 그중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탈베이와 엘렉스피오는 매출이 공개되지 않아 제외했다.

우선 다발골수종 치료제 텍베일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억300만달러(한화 약 5600억원)로, 전년 동기(2억6900만달러) 대비 약 49.6% 상승했다. 

또 텍베일리는 3분기 매출도  1억3500만달러(한화 약 19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6% 확대됐다. 

텍베일리는 다발골수종 세포에 과발현되는 B세포 성숙 항원(BCMA)과 T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CD3 수용체를 이중으로 표적하고, T세포의 경로를 변경해 종양 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애브비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 엡킨리 역시 빠르게 시장에 안착 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 엡킨리 매출은 1억600만달러(한화 약 1500억원)를 기록했다. DLBCL 3차 치료로 지난해 FDA 허가를 받은 신약으로선 가파른 매출 속도다. 여기에 엡킨리는 림프종 치료에서 적응증을 더욱 확장하고 있어 매출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FDA는 지난 6월 엡킨리를 소포성(FL) 림프종 3차 치료제로 추가 승인했다. 

엡킨리는 B세포 표면에 있는 CD20을 발현한 암세포를 사멸하면서도 T세포 표면에 있는 면역세포인 CD3을 끌어와 암세포를 죽이는 식으로 작용한다. 

로슈 DLBCL 치료제 컬럼비 또한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3분기까지 컬럼비 매출은 1억3000만달러(한화 약 1800억원)로 경쟁관계에 놓인 엡킨리 보다 근소 우위를 기록했다. 컬럼비 또한 CD20와 CD3에 반응하는 치료 기전을 가지고 있다. 

FL 치료제 룬수미오의 3분기 누적 매출은 6200만달러(한화 약 870억원)를 기록했다. DLBCL 보다 더욱 소수암인 소포성 림프종 특성상 매출에 한계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CAR-T와 관해율·반응률 비견 
  
이중항체 신약의 연착륙 의미는 곧 글로벌 혈액암 치료서 새 옵션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는 뜻이다. 고형암과 달리 혈액암은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은 특성을 띈다. 이에 재발하거나 치료에 불응한 환자를 중심으로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다. 

특히 다발골수종은 첫 번째 혁신인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나 두 번째 혁신인 벨케이드, 레블리미드 등장에도 불구하고, 완치가 불가능한 혈액암 중 하나다.  

세 번째 혁신으로 꼽히는 CAR-T 치료제 '카빅티' 등장 이후 다발골수종은 또 다른 전기를 맞이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림프종 중 가장 흔한 DLBCL 역시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 '폴라이비'나 CAR-T 치료제 '킴리아' 등장 전까지 20년 간 표준치료가 변하지 않을 정도로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

그럼에도  CAR-T 치료 또한 만능이 될 순 없다. CAR-T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 쓰는 경우도 있고, CAR-T 치료 후에 재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CAR-T 치료제는 환자 개인의 면역 세포로 만드는 치료 특성상 처방부터 투약까지 약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별도의 인정/트레이닝이 진행된 특정 센터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또 만드는 과정에서 의료진에 의한 세포 수집(cell collecting) 작업이 필요해 노동집약적인 특징도 보인다. 게다가 CAR-T는 별도의 인정/트레이닝이 진행된 특정 센터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반면 이중특이항체는 '기성품(off the shelf)'으로 환자에게 바로 투여가 가능해 치료를 일찍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혈액암 치료제의 주요 지표가 되는 완전 관해율(CR)과 전체 반응률(ORR)을 따져보더라도 CAR-T 치료제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이중항체 신약이 가진 특징 중 하나라는 게 의료계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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