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전문의 양성사업 예산 전액 삭감…"중단보단 재정비해야"

예산 전액 삭감…전문의 수련 지원자 확대 방안 다각도 검토 필요
권역외상센터 역할 강화…외상 전문인력 육성 강화해야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2-06 11:57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을 위한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이달 말 운영을 중단한다. 관련된 외상 전문인력 양성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사업의 종료보다는 실효를 높이기 위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수련 지원자 확대를 위해 인건비 지원 외에도 해외 연수 지원, 수련 프로그램 질 향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5일 의료계, 복지부,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종합해 보면, 서울지역 외상전문의 집중 육성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의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이달 말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올해 약 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전액 삭감되면서다.

기본적으로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외상수련기관은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을 통해 전문의의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에서는 권역외상센터가 아닌 외상수련기관(고대구로병원)의 전문의를 대상으로만 인건비를 지원한다.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지원 대상인 외상지도전문의, 외상수련전임의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연례적인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6년간(2019~2024년) 외상지도전문의 모집인원 21명 중 절반 수준인 12명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 외상수련 전임의도 최근 6년간(2019~2024년) 총 목표 지원 인원 44명 중 29명(65.9%)에 대해서만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예산 삭감의 주요 요인으로 해석되지만, 사업 중단보다는 실효를 높이기 위한 관련 사업의 재정비와 더불어, 전국 17개 시·도에 분포된 권역외상센터를 활용해 외상 전문의 육성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외상 분야는 응급수술에 따른 위험이 크고, 상시 당직으로 인한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대표적인 전문의 부족 분야로, 우수 외상 전문의를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항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은 이날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을 위한 창구로서 전문의를 증가시키는 배경이 돼 왔지만 이를 위한 관련 사업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예산은 편성돼 왔지만 그동안 수련 받으려는 지원자는 많지 않았다. 이러한 사업이 필요하지만, 활성화를 위해서는 좀 더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수련하는 병원뿐만 아니라 수련받는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2년의 수련기간 중 2-3주간 해외연수를 받는 비용을 지원해준다든지, 수련프로그램의 질을 향상 등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단장도 전문인력 양성 사업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내놨다.

정 단장은 "성과 평가를 해서 잘 된 부분과 잘 안된 부분을 판단해서 재편할 필요가 있다. 또, 외상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본연의 목적과 지원의 방향에 맞게 지원돼야 하고, 잘된 곳에는 좀 더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권역외상센터에서도 수련을 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예산이 확대된다면 보다 인력양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아주대병원의 경우, 중증외상 전문진료체계 구축 사업의 내역사업인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 통해 지난해 21명의 외상전담 전문의 인건비를 지원받았으며 중환자실 간호사 인건비도 지원 받아 인력을 확충해 환자진료에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기존에 잘 운영해 왔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이 삭감되면서 전문 인력양성에 차질을 우려했다.

정 단장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경우, 외상전문소생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4회 개설해 운영했으나 올해는 그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 이로 인해 올해는 그 교육을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해 교육은 간호사를 대상으로 했지만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운영돼야 전문 인력 양성을 할 수 있음에도 예산 편성이 안됐다"며 잘 운영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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