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정기 검진으로 조기 발견 가능

면역관문억제제와 표적치료제 치료 효과 증명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3-05 09:56

직장인 P씨(28세, 여성)는 평소 질에서 묽은 분비물에 소량의 피가 섞여 나왔지만, 컨디션 저하 때문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러다 최근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자궁경부암 1기' 진단을 받았다. 정기 검진으로 초기 단계에서 암을 발견한 덕분에 '원추절제술'을 받고 회복했다. P씨는 이후 자궁경부암 백신을 더 포괄적인 것으로 추가 접종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2009~2013년 16.7명에서 2014~2018년 14.2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2년 15~34세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10만 명당 5명으로,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다음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 교수는 "선별검사와 더불어 사회경제적 수준, 위생 상태의 향상, 출산율의 감소, 성 매개성 질환의 이환율 감소 결과로 환자 수는 줄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은 여전히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정상 생리 사이, 폐경 후, 성교 후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비정상 질 출혈과 묽고 수분이 많은 분비물에 약간의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다. 병변이 아주 작은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 검진이나 골반 진찰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자궁경부암이 증식하면서 출혈 증상이 더 심하고 빈번해지고, 오래간다. 2차 감염으로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나오거나, 종양의 파급으로 폐쇄성 하부요로 증상, 체중감소, 하부 방광 부위의 압박감과 골반통이 있을 수 있다. 

골반 측벽에 종양 침윤이 진행되면 하지 부종, 옆구리 통증, 좌골신경통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이나 직장 쪽 침윤이 진행되었다면 배뇨곤란, 혈뇨, 배변곤란 등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누공 발생 시 질로 소변이나 변이 나오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의 6~12개월 이상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감염이다. HPV 감염은 고등급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발생 위험을 250배 증가시킨다고 알려졌다. HPV는 약 100개의 유형이 있다. 15개의 고위험군 중 전체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65% 이상을 16, 18형이, 약 20%를 31, 33, 45, 52, 58형이 차지한다. 

위험인자는 ▲이른 첫 성교 연령 ▲여러 명의 성교 파트너 ▲위험도가 높은 성교 파트너 ▲성매개성 감염 과거력 ▲HPV 관련 외음 및 질 이형성의 과거력 ▲정기 검진을 받지 않은 자 ▲흡연 ▲다산력 ▲낮은 사회경제적 상태 ▲만성 면역 저하 등이다.

박 교수는 "국내 HPV 감염률은 10~15%로 보고되며, 대부분 사춘기 및 젊은 여성에서 HPV 감염은 증상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9~15개월 이내 자연 소실된다. 또한, HPV에 이미 감염되었더라도, 감염되지 않은 유형에 대해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접종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을 진단하려면 세포진검사와 자궁경부확대경 검사를 선별적으로 시행하며, 육안으로 의심되는 부위가 있으면 질확대경으로 조직검사를 시행해 확진한다. 종양이 내자궁경부에서 발생해 조직검사가 힘든 경우나 의심 병변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내자궁경부 긁어냄술이나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 교수
박준식 교수는 "조직학적으로 자경경부암으로 진단되거나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 전반적인 신체 진찰을 받아야 한다. CT, MRI 등 영상 검사로 원격 전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법은 병기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는 원추절제술이나 단순 자궁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며, 나머지는 광범위 자궁절제술 및 골반 림프절절제술이 시행된다. 

이후 병기는 수술적 치료보다는 방사선, 항암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방사선치료는 모든 병기에서 적용할 수 있으며, 수술치료와 비슷한 치료 성적을 보인다. 수술 후 고위험인자가 있으면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수술 또는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로 1~2기에서 약 80~90%, 3기에서 약 60% 완치율을 보인다. 하지만 아직 효과적인 항암 치료 약물이 많지 않아, 진행된 병기나 재발 시에는 예후가 불량하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환자에서도 면역관문억제제와 표적치료제의 치료 효과가 증명되어,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와 진행된 병기 환자의 생존율 향상이 기대된다.

박준식 교수는 "만약 원추절제술 치료 종료 후 임신을 한 경우 자궁경부가 짧아질 수 있으며,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궁경부무력증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임신 초기부터 고위험 임산부 관리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자궁경부암은 정상세포가 암으로 이행되기 전 오랜 기간 전암병변의 단계를 거치고 비교적 원인이 명확하다. 여성이라면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백신의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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