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빠른 속도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정부가 통합돌봄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약사의 역할을 찾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인천광역시약사회(회장 조상일)는 25일 '인천형 통합돌봄을 통한 약사의 역할' 정책토론회를 개최, 주제발표를 통해 인천 지역 맞춤형 약료서비스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통합돌봄사업에 대한 토론을 통해 약사들의 역할을 제시했다.
♦︎ 소통·협력 기반한 정책·제도 필요성 제기
가장 먼저 토론에 나선 대한약사회 커뮤니티케어 TF팀 좌석훈 위원장은 통합돌봄사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상호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통합돌봄사업은 과거의 경향과는 달리 지역 특성에 맞게 사업모형을 취사선택해 진행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 시행착오와 개선 과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따라서 타 지역의 시행착오와 개선사항을 참고해 그 과정을 축소시킴으로써 효과적인 사업 집행이 가능하고, 이를 위해 사전에 소통하고 정보를 교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좌석훈 위원장은 "일부 지역의 경우 사업 시행 초기 소통이 부족하거나 정보가 덜 제공돼 유의약제 복용군이나 다제약물 복용군이 아닌 군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사전에 정보교류와 소통을 통해 서비스 신청이 이뤄졌다면 더 효과적인 사업이 집행되고 지역에서 더 특화되고 더 적합한 사업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과거 시흥시약사회와 경기도약사회 방문약료사업을 시행하면서 현장을 겪었던 경기도약사회 방문건강관리사업본부 안화영 본부장은 통합돌봄서비스의 체계화와 함께 다각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화영 본부장은 "통합돌봄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각 직종의 특성을 이해하고, 직종간 힘의 경쟁이 아닌 국민의 삶의 향상을 위해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각 직종간의 목소리를 낮추고 다학제적 협력관계를 위한 정책개발과 제도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약사의 활동 영역을 다양화하고 교육시스템의 정비를 통해 지역사회의 공공보건의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면서 "직종간의 전문적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협력하는 것이 곧 시민건강의 척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지역 의료기관과 약국이 연계해 퇴원 환자에 대한 관리를 함께 하는 방안과 방문약료서비스를 통한 특별관리, 임상적 치료효과 및 비용 효과에 대한 연구, 대상자에 대한 포괄적 관리를 위해 정서·인지·영양·신체·의료·약물·재활 등에 적용하는 팀을 구성해 상황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 평가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제언했다.
♦︎ "적극적 참여 있어야"-"활성화 위한 보완책 필요"
건강보험공단 지역사회통합돌봄추진단 박동금 선도사업관리부장은 통합돌봄사업의 추진 배경과 방향, 선도사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향후 약사사회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박동금 선도관리사업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와 같이 통합적이고 연속적인 관리가 어려운 보건의료 환경에서 노인, 특히 다약제 복용자의 경우 약물복용 및 관리문제는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줄 수있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의 증가로 통합돌봄에서 약물관련 서비스를 비롯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약사의 역할 역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배경 속에 통합돌봄 선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의 사업 추진과 성과에 관심을 갖고,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돌봄 욕구에 맞는 새로운 약물관련 서비스 유형개발, 제공 기준 마련, 대상자에 대한 분석·연구 등 약사회의 자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박동금 선도관리사업부장은 "지역단위에서는 공단, 지자체, 보건의료단체협의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유지해 통합돌봄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제시를 요청드린다"면서 "통합돌봄 시행 지역 외에서도 보건의료사업과의 연계가 필요한 상황으로, 특히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는 방문 진료가 포함되므로, 이를 약제 관리와 연계하는 등 국가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보건의료 정책제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인천광역시 계양구보건소 이미숙 치매관리과장은 지역사회기반형 투약관리 모델을 제안했다.
먼저 지역보건법에 따라 방문건강관리 전담공무원으로 의사, 약사 등을 고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임상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최적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지역사회로 퇴원하는 환자나 지역에 거주하는 의료기관 방문자 중 중증 환자 및 만성질환자, 다약제 복용자 등 의사가 투약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를 투약관리대상자군으로 지정하고 이들을 별도 관리하자는 것.
투약관리 대상자군의 정보는 지역사회 내 케어 매니지먼트 팀과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사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지역 내에 구축된 방문건강관리사업 인적 인프라를 활용해 지속적인 방문건강관리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이미숙 치매관리과장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표준 모형은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당사자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면서 "서비스 제공자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시스템도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부평구약사회 최은경 회장은 방문 대상의 확대와 함께 약사들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최은경 회장은 먼저 지역 내 장애인시설이나 아동센터, 복지관 등의 실태를 살펴보면 항상 약물에 의한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을 처방 받더라도 본인이 자가처방을 다시 내려 복용방법이나 복용량을 변경해 건강에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고, 이는 담당직원이 해결하기에는 버거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통합돌봄에서 방문의 의미는 재택방문뿐 아니라 시설의 방문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으로, 환자가 거주하는 전문시설에 대한 방문상담도 중요한 부분으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더해 나홀로 운영하는 약국이 70% 이상인 현 상황에서 1인 방문이 어렵고, 일반적인 근무시간 내에 방문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워, 주말이나 새벽, 퇴근시간 이후로 방문시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 약사 채용이나 수가 인상 등을 통한 약사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은경 회장은 "현재는 시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거의 재능기부의 형태를 띠고 있어 약국에서 상담을 위해 참여할 수 있는 약사의 수가 매우 적다"며 "지역의 약사를 채용하거나 수가를 높여 약사의 참여를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취약계층을 위한 보건의료 지원사업은 여러 각도에서 촘촘히 진행되고 있지만, 약의 전문가인 약사의 참여가 여러 사정상 매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방문약료로 약사의 참여가 국민건강에 더욱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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