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법안이 발의됐다.
'커뮤니티케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부터 선도사업이 시행 중인 가운데 시행근거가 마련된다는 데 대해 전문가 패널들의 환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보완점도 제기됐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보건복지부가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화를 위한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박능후 복건복지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양성일 차관이 '지역사회 통합돌봄법안(이하 통합돌봄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복지부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 이후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 중심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로의 정책 전환을 발표하고, 2018년 기본계획 수립, 2019년 16개 지자체 대상 선도사업 실시 등을 국정과제로서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다.
양성일 차관은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감염에 취약한 시설이 아닌 살던 곳 중심의 통합돌봄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민관 다직종의 연계, 협력을 필요로 하는 통합돌봄이 전국에서 실시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신권철 교수는 지난 11월 4일 정춘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합돌봄 법안을 소개하며, 통합돌봄의 제도화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통합돌봄 법안은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통합돌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해당 법안에 따라 각 지역사회는 보건의료·장기요양·일상생활 지원·주거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분야에 관한 사회보장급여, 서비스 및 지원을 연계해 통합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이 통합돌봄 법안의 기본원칙은 ▲입원·입소의 최소화 및 지역사회 자립생활 ▲필요와 욕구에 따른 통합적 사회보장급여 ▲돌봄대상자의 자기결정권 존중 ▲비공식 가족돌봄에 대한 지원 ▲지역공동체의 연대와 참여 ▲생활권 단위의 돌봄기반과 전달체계 마련 등이다.
구체적으로 의료기관 및 시설이 퇴원희망지 등의 정보를 통보하면 시군구 및 보건복지부가 대상자 정보를 요청하고 통합돌봄 제공을 의뢰해 관련기관에서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따라 돌봄을 제공하고 조율하게 된다.
또 발제에 나선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재정 통합 기반 노인 지역돌봄체계 혁신 방안'에 대해 발표하며, 무엇보다 재정의 통합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개인의 돌봄 요구에 맞춰 요양·보건의료·주거 등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서비스 공급체계를 통합 및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며, 장기요양보험을 확대해 돌봄요구가 있는 모든 국민에게 서비스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재가서비스 돌봄과 요양원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장기요양보험'을 요양병원까지 확대하고, 건강보험은 기존대로 방문진료 등 의료서비스에, 노인돌봄예산은 주거, 아동, 식사 및 사회적 관계 재정으로 두는 것이다.
이어진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 패널들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부터 2년간 선도사업 시행기간을 정해 기초지자체의 재량에 맡기는 '지역자율형 모델형성 프로젝트'로 진행돼 왔다.
윤종성 광주 서구 통합돌봄추진단장은 지난 6월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추진하면서 시행근거가 없어 큰 애로를 겪었다고 밝혔다.
사업 추진에 가장 필요한 예산지출 또한 근거가 부족해 광주 서구의 경우 지난 7월 통합돌봄 조례를 제장했지만 상위법령의 조례 심사에서 상위법령이 없는 조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윤종성 단장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통합돌봄을 지자체장의 권한 및 의무로 포함하는 것과, 예산지출과 사업추진의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며 "통합돌봄의 방향성과 절차를 보건의료, 건강, 복지 행정 등 전 영역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용재 호서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비용 유발적인 기존 돌봄·의료체계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장기요양보험, 건강보험 등 관련 사회보장제도의 문제를 일부라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며 "입원이나 입소 등 시설을 이용하는 것보다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는 것은 제도적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재정낭비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문제 해결의 주체에 대한 모호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돌봄의 공백이라는 문제발생의 근원과 수준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국가수준에서 어디까지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은 여전히 남겨져 있다. 과연 돌봄의 개념이 무엇이고 누가 돌봄의 수요자인가에 대한 기준의 타당성, 공적과 사적 돌봄의 경계는 어디여야 하는 가에 대한 질문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미 수많은 보건의료, 돌봄과 관련된 종합계획들 속에 '지역사회통합돌봄에 관한 기본계획'을 따로 또 5년마다 수립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와 새로 주무부서가 생기고 책무성 가지는 가운데 다양한 부처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노파심도 제기했다.
특히 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해당 법안이 '기본법'과 같은 형태로 이뤄져, 향후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화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각 기관의 역할과 관계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정영훈 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실행 단장은 "선도 사업을 해보니까 문제점이 많았다. 일단 조직이 분절적일 수밖에 없고, 재정 의존적인 사업이라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며 "복지부는 법에 다 담지 못한 부분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으로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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