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보험업계와 협업을 통한 '인슈어테크'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보험금 청구 대리 간편접수부터 미래 질환 예측을 통한 보험설계, 보험사기 예측까지 보험업계의 비용 절감과 같은 여러 이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슈어테크(InsurTech)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보험 업무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서비스를 말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몬헬스케어 자사 청구 대리서비스인 '청구의신' 이용 건수가 최근 출시 1년 만에 5만 건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1월 처음 출시됐다. 출시 초기 대리접수 건수는 월 200여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2월 한달 기준 1만 건을 넘으면서 출시 1년 만에 50배나 증가했다.
현재는 손해보험사 17개, 생명보험사 24개와 제휴를 맺고 대리접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글로벌금융판매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는 등 GA 업계 와도 빠르게 손을 잡아가고 있다.
청구의신-대리접수 기능은 보험설계사뿐만 아니라 누구나 보험금 청구를 대리접수 할 수 있는 전용 서비스다.
이용자가 본인 고객(피보험자)들의 실손청구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고객 동의 하에 미리 등록해두면, 이후 대리접수할 때마다 재사용이 가능하다.
동일 고객에 대한 2번째 접수부터는 청구 단계가 간소화 돼 간단한 확인 클릭과 서명만으로 대리청구가 완료된다.
라이프시맨틱스도 AI 질환예측 서비스 '하이(H.AI)'를 통해 FC(보험설계사)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하이는 5억 건 이상의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학습한 AI로 5대암, 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백내장, 유방암 등 12개 질환의 2년 내 발생 위험확률을 알려준다.
설계사가 전달한 질환예측 링크에 개인 건강정보를 입력하면, 1~2분 내 상세 분석 리포트가 PDF 형태로 제공돼 최적화된 보험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일회성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검사 대비 소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국가건강검진이 시행되는 2년마다 고객 접점을 만들 수 있어 FC의 부담을 한층 줄였다는 것도 회사 측 설명.
여기에 라이프시맨틱스는 최근 글로벌금융판매사 KS두레와 하이의 보험설계 서비스 확대 및 헬스케어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까지 체결, B2B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라이프시맨틱스 관계자는 "질환 예측을 통한 최적의 보험설계를 통해 보험설계사가 적절한 상품을 권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특정 질환에 대한 리스크가 높은 고객에게 관련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권유할 수 있어 손해율 관리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전환·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 이노룰스는 의사결정 최적화 AI(인공지능) 전문기업 애자일소다와 ABL생명보험에 AI 기술을 적용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와 같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 보험업계 간 협업을 통한 인슈어테크 강화는 향후 더욱 활발해질 전망.
특히 보험업계는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가 커질 수록 보험금 지급률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령화 및 만성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들이 스스로 앱을 통한 건강관리에 나서게 되면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률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도 큰 이점이 있기 때문에 디지털헬스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도 보험업계와의 파트너쉽 강화를 기대했다.
라이프시맨틱스 관계자는 "초고령화를 대비해 노인 대중질환 위주로 예측 알고리즘 기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보험시장에 유효한 영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내놓은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산업·통상 전략'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연평균 29.5%씩 성장해 오는 2026년 6,394억달러(약 750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2021년 7월 규제를 개선하면서 인슈어테크를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는 더욱 불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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