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올해는 국내 의료 인공지능(AI)산업에게 있어 '신데렐라' 같은 한 해였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모할 가능성을 보이면서 관련 종목도 주식시장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AI 기업 두 축인 루닛과 뷰노는 각각 AI 암 바이오마커와 AI 생체신호 기술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 받으며, 국내 의료 AI산업 전망을 밝게 했다.
웨이센도 국내 의료 AI산업을 이끌만한 회사다. 이름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AI 소화기내시경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
실제 AI 소화기내시경 솔루션은 개발하기가 까다롭다. X-ray나 CT와 달리 고정된 이미지를 AI로 분석·판독하는 것이 아닌 '실시간(Real-time)'으로 분석·판독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가건강검진 필수항목인 관계로 국내 내시경 건수는 위 1000만건, 대장 300만건 이상을 기록해 의료진 검사 피로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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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어 중동 진출 기반 조성
이에 대해 웨이센 김경남 대표는 "AI 대장내시경 판독 솔루션 분야는 전 세계 비교적 많은 플레이어들이 있지만, AI 위암내시경 분야에서는 웨이센이 글로벌 최초"라고 강조했다.
실제 웨이센의 기술력은 국내외로 검증 받았다. 의료 AI 기업 최초로 CES 2023 혁신상 4관왕 달성에 이어 올해는 기업연구 기술진흥 유공으로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작년에는 한국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Medtech Innovator APAC(메드텍 이노베이터 아시아태평양)'에서 최종 4개 우승 기업으로 선정됐다.
기술력을 통한 해외매출 기반도 조성했다. 웨이센은 AI 소화기내시경 솔루션인 '웨이메드 엔도(WAYMED Endo)'를 국내 포함 7개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웨이메드 엔도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형병원에 랜딩했다. 병원 이름은 Emirates hospital Day surgery으로 아부다비 내에서도 가장 큰 병원 그룹이다.
국내 임상현장 역시 웨이메드 엔도는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위내시경을 통해 AI가 단순 병변 감지뿐만 아니라 감지된 병변이 암인지 아닌지 까지 확률로 표기해 줘 의료진의 판단을 돕기 때문이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웨이메드 엔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하는 제37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은 바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올 한 해가 사업화를 위한 해외 실증사업 마무리 단계였다면, 내년부턴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시기"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하노이 세인트폴 병원 한 군데에서만 웨이메드 엔도가 진출해 쓰이고 있었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호치민 대형병원들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해나갈 기반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1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아랍헬스(Arab Health 2024)'를 기점으로 중동에서 본격 매출 발생이 기대된다.
김 대표는 "좋은 레퍼런스가 확보되면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이집트까지도 파트너 계약 및 시범 서비스 병원들을 늘려가고 있다. 실제 지난달 에미레이츠 병원 관계자들도 웨이센 기술력에 굉장히 호평을 해주는 바람에 같이 방문한 정은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과 홍승욱 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전략단장도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진흥원이 메디컬 로드쇼를 정기적으로 열어 주는 만큼, 뿌듯해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해외 진출뿐만 아니라 국내서도 웨이메드 엔도가 내년에는 의료현장에서도 더욱 활발히 사용될 전망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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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RWE 수집 통한 해외진출 탄력
웨이메드 엔도는 현재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서 혁신의료기술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의료기술로 승인 받게 되면 보건복지부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고시를 통해 3년간 의료현장에서 선별급여 또는 비급여로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다.
즉, 의료현장에서 활발히 쓰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셈이다. 앞서 제이엘케이나 딥노이드, 루닛 솔루션들도 혁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매출 확대 길이 열린 바 있다.
그는 "내년 1분기 정도면 승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지정받은 회사들처럼 일정 부분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더 긍정적인 건 실사용증거(Real World Evidence, RWE) 수집이 쉬워질 전망이라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그가 RWE를 강조하는 이유는 해외진출 때문이다. 많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그렇듯 해외진출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RWE다. 해당 의료기기가 해외 규제기관 사용승인을 받더라도 정작 현장에서는 허가 임상 데이터 외에 RWE를 추가로 요구한다.
이 RWE는 결국 국내 의료기관에서 실제 사용되며 만들어져야 하는데, 요양급여(급여 또는 비급여)를 받지 못한 의료기기는 임상현장에서 사용을 꺼리기 일쑤다. 임상적 유용성이 담보되더라도 병원이 관련 검사비용을 온전히 떠안는 구조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웨이메드 엔도와 동급의 제품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아직 허가받은 제품이 하나도 없다. 국내에서 실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거를 창출한다면, 빠르게 해외시장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김 대표는 웨이센의 내년 목표 매출액으로 50억원을 전망했다. 루닛이나 뷰노가 지난해 올린 매출이 각각 139억원, 83억원인 만큼, 결코 작은 숫자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웨이센이 보유한 AI 환자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치료기기(DTx)의 상용화 계획 또한 착착 진행 중이라 했다.
DTx 개발은 AI 내시경 이후 웨이센의 넥스트 파이프라인으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구 분야다.
앞서 웨이센은 공황장애 DTx 개발로 2022년도 제2차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10월 말 허가 임상시험진행 승인을 득했고, 5군데 상급종합병원에서 IRB를 신청해 승인을 받고 있는 단계다. 승인이 완료된 이후인 내년 초부터는 계획한 대로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는 음식 알러지 면역요법 형태의 DTx를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와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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