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레고켐바이오가 오리온을 파트너로 삼은 결정적인 이유는 '자율경영 보장'에 있었다고 밝혔다.
19일 레고켐바이오는 온라인 기업설명회(IR)을 열고, 오리온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은 목적과 성장전략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사장은 레고켐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했고, 레고켐바이오의 가치와 파이를 높이기 위해 라이센스-인, M&A 및 전략적 파트너십 등과 같은 여러 미래 준비 과정을 밟고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오리온의 투자유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레고켐바이오는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4~5년 동안 1조 원 가량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중 자체적으로 충당이 가능한 금액은 5000~6000억 원 정도로, 추가적으로 4000억 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박 사장은 "김용주 대표이사와 제가 가진 지분이 10%가 못 됐다. 업계 평균 대비 최대 주주의 지분이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향후 5~10년, 20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20~30% 사이의 지분을 가진, 레고켐바이오와 궁합이 잘 맞는 안정적이면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대주주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레고켐바이오는 4~5년 동안 안정적인 대주주이면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후보자들을 모색해왔고, 여러 제약사, 대기업 등으로부터 논의가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오리온을 택했다고 했다.
앞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오리온의 홍콩 자회사 팬오리온(Pan Orion)은 총 5485억 원을 투자, 지분 25.73%를 보유한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식품회사로 바이오 사업역량이 크지 않은 오리온을 파트너사로 선정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우려를 표하는 말들도 많았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레고켐바이오가 전략적 파트너사로 원한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이들이 파트너사를 선정할 때 중요하게 본 기준은 글로벌 신약연구개발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헌신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기존 조직과 차세대 경영진의 독자적 운영을 존중하는 것이었다.
박 사장은 "다른 기업들과 논의가 잘 안 됐던 이유는 '자율경영 보장' 부분이었다. 레고켐바이오만의 자율적 조직 문화 그리고 전략을 보장받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목표였고, 오리온은 이 부분을 가장 확실하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오리온 경영진의 입장은 '바이오를 모르기 때문에 이미 검증된 회사에 투자하고, 최대한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검증된 회사인 레고켐바이오를 선택했고, 자율경영 보장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레고켐바이오가 오리온을 선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리온은 분기 한 번 정도로 예정돼 있는 이사회를 통해서 경영에 참여할 뿐, 나머지는 모두 레고켐바이오 자율에 맡길 계획이다.
김용주 대표이사는 "오리온이 오히려 기존 경영진을 포함해 차세대 핵심 멤버들까지 흐트러짐 없이 연속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운영해 줄 것을 먼저 요청해왔다"고 했다.
또한, 오리온의 투자로 외국 기업과의 M&A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닌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외국기업의 M&A는 경영 간섭 정도가 아니라 내부화 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의 비전은 접어야 한다"고 비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신약개발의 꿈을 위해 레고켐바이오를 만든 만큼, 이러한 기회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오리온과의 파트너십을 결정한 이유를 부연했다.
박 사장은 "저희는 글로벌 넘버원이 되기 위한 명백한 목표가 있다. 그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 '비전(VISION)2030' 조기 달성이다"라며 "1조 원의 자금으로 전략을 차질없이 수행해서 향후 4~5년 안에 10조, 20조 이상이 되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2~3년 내에 기술이전 수익만으로도 흑자 달성이 가능한 최초, 최고의 바이오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30년 이전에는 로열티만으로도 흑자가 가능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