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지난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핫(Hot)'했던 'GLP-1 수용체 작용계열 비만치료제'의 열기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 또한 관련 연구를 지속하며 성장세에 있는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바이오 코리아 2024(BIO KOREA 2024)'(이하 바이오코리아) 첫째날인 8일 서울 코엑스(COEX) 내 3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컨퍼런스 중 '비만 치료제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전략' 세션에는 참석자들이 좌석을 가득 채워 여전히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을 방증했다.
특히 GLP-1(Glucagon-Like Pepitde-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혈당을 상승시키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에 당뇨치료제로 처음 개발됐지만,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에 유명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비만치료제'로 주목 받으면서 압도적 수요가 발생, 공급 부족에 시달릴 정도다.
뜨거운 관심 속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해당 세션에는 피터 노벡 유럽 바이오·헬스케어 벤처캐피털(VC) 쿠르마 파트너스 박사, 매튜 로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 김종균 프로젠 대표이사, 이부용 대웅테라퓨틱스 팀장이 연사로 참여했다.
피터 노벡 박사는 "비만은 심장질환, 대사성 질환 등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우려가 높은 질병으로, 경제 생산성 손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비만치료제 개발 및 투자시장의 동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동안 많은 실패가 이어졌던 비만치료제는 혜성같이 등장한 GLP-1 비만치료제로 인해 처음으로 돌파구를 찾았고, 이에 힘입어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피터 노벡 박사는 GLP-1 메커니즘이 많은 기관과 관련이 있는 만큼 비만치료뿐만 아니라 간 및 심장질환, 퇴행성 뇌 질환 등으로 적응증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라며, 보험 수가 적용을 받을 경우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상으로 강연한 매튜 로 AZ 부사장은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GLP-1의 체중감량 효과가 우수하지만, 근육량 감소가 동반되기 때문에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것.
이에 차세대 비만 치료제는 비만뿐만 아니라 고혈압 및 심부전, 지방혈증, 신장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하고, 환자의 전신 염증을 완화하면서 올바른 체중 감소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매튜 로 부사장은 "다양한 치료 조합을 살펴보고 있다. 환자의 부작용 위험을 완화하고 치료를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최고의 비만치료제 개발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환자들의 선택지를 위해 주사형과 경구형으로 다양한 옵션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비만 치료는 개인적인 차원과 사회적 차원 모두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비만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국내 기업 프로젠과 대웅테라퓨틱스는 각각 자사가 개발한 새로운 형태의 비만치료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유한양행이 최대주주인 프로젠은 GLP-1과 GLP-2를 지속형 멀티 타겟 플랫폼인 NTIG에 융합한 헤테로다이머 형태의 이중작용 비만·당뇨치료제 'PG-102'를 개발 중이다.
PG-102는 지속형 약물로 최소 2주 이상, 목표로 하는 기간은 1달까지 효과를 유지하는 '월제형'으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종균 프로젠 대표는 PG-102이 가진 우수한 비만 및 당뇨 치료 효과를 임상에서 재현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GLP1 관련 약물들의 문제 중 하나인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조원가 경쟁력을 가져야 약 개발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부용 대웅테라퓨틱스 팀장은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패치형 GLP-1 비만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현황을 발표했다.
마이크로니들은 고분자 물질을 피부 속으로 전달할 수 있으며, 주사보다 고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가 투여가 가능해 복약순응도도 높고, 냉장유통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주사기 사용보다 훨씬 더 적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도 이점이 있다.
이부용 팀장은 "신규 플랫폼 개발 기업은 연구를 아무리 잘해도 양상화에 실패하면 그 기술은 무용지물"이라며 "대웅테라퓨틱스는 임상 1상 진행 가능한 제조소를 구축했고, 2026년부터는 임상 2,3상 가능, 이후에는 양산이 가능한 제조소를 갖게 된다. 양산화 관점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영 교수는 "비만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겠지만, 비만이 된 상태라면 이를 치료하고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좋은 약물들이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이제는 새로운 약재, 새로운 딜리버리 시스템을 통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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