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바이오업체들은 그 외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과 전략에 도전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끝없는 성장과 변화는 제한돼있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는 선택과 집중, 다각화와 전문화 등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주력사업' 확보와 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주력사업 살펴보기, 줄여서 '주사기' 코너에서는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주력사업이 갖는 입지와 영향력,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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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GC녹십자는 환자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경제성이 없어 생산이나 수입을 기피하는 면역글로불린과 알부민 등과 같은 혈액제제를 제조·판매하고, 공중보건의 핵심인 백신을 개발 및 생산·보급하며, 희귀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신약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대표 전통 제약사다.
1969년 11월 1일 설립된 GC녹십자는 현재 혈액제제, 일반제제, 백신제제, OTC, 기타 등 의약품 제조 사업과 혈액 진단 및 유전자 분석 사업, 축산업 등 기타 서비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여러 사업 중 GC녹십자 사업의 근간은 단연 '혈액제제'다. 1971년 국내 최초 혈액제제 생산을 시작한 이후 2009년에는 최첨단 혈액제제 및 유전자재조합 GMP 생산시설인 오창공장을 준공하며 그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했다.
혈액제제는 GC녹십자 매출에도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GC녹십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제품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알부민', '아이비글로불린', 'Advata' 등 혈액제제류는 424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제품 및 상품 매출 1조2098억원 중 35.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혈액제제 사업 노하우와 혈액학 기술력을 꾸준히 축적해온 GC녹십자의 뚝심있는 노력은 최근 그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자사의 대표 혈액제제 제품인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ALYGLO)'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면역글로불린과 알부민을 필두로 북미와 중남미, 중국 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 세계 30여 개국에 혈액제제를 수출하고 있었지만, 약 13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면역글로불린 시장인 미국에 국산 혈액제제 최초로 진입한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알리글로가 미국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면역글로불린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Cation Exchange Chromatography)'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혈전색전증(Thromboembolic Event) 발생의 주원인이 되는 혈액응고인자(FXIa) 등 불순물을 제거해 제품의 안전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미국으로 알리글로를 첫 출하한 GC녹십자는 하반기 중 미국 내 자회사인 GC Biopharma USA를 통해 미국 시장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알리글로가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GC녹십자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시장의 규모가 큰 데다 국내 약가 대비 6.5배 높아 국내 시장에서는 경제성이 약했던 혈액제제의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회사는 ▲고마진 가격 정책 ▲환자 접근성 향상 ▲계약 최적화 등 3가지 전략을 핵심으로 삼아 시장을 공략, 올해 연결기준 5000만 달러(약 665억7000만원) 매출을 일으킨 뒤, 매년 50% 이상 성장해 미국 진출 5년 뒤 약 3억 달러(약 3994억2000만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다. 혈액제제 상업화를 위해서는 고도화된 생산 기술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 품목허가를 위해 FDA로부터 오창공장 생산시설 실사를 진행했고, 품목 승인이 이뤄지면서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을 충족하는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급의 생산시설로 거듭났다.
오창공장은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CMO 사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조원 cGMP 공장으로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오창공장에서는 알리글로를 비롯한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 세계 2번째 개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GC녹십자의 핵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연간 130만L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혈장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2019년 국내 최대 규모로 구축된 '통합완제관(W&FF, Warehouse & Fill and Finish)'은 지난해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Pre-Qualification)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 시설은 충전·포장 시설과 함께 무균충전설비(Isolator) 및 단일 사용(Single-use) 시스템을 보유하고, 원료 입고부터 생산 및 출하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기획 단계부터 자체 품목과 함께 위탁생산(CMO) 물량까지 염두해 향후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지로 거듭나겠다는 GC녹십자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녹십자는 세계 최초 유행성출혈열백신 '한타박스', 세계 3번째 B형 간염백신 '헤파박스B', 국내 최초 독감백신 '지씨플루',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지씨플루에이치파이브엔원',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녹십자티디백신', 차세대 수두 백신 '배리셀라주' 등 다양한 백신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으며, 혈우병 A치료제 '그린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희귀질환 환우를 위한 치료제를 개발, 지속 생산하고 있다.
특히, 2세대 수두백신인 '배리셀라주'는 지난해 2월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취득해 해외 수주를 준비하고 있으며, 차세대 프리미엄 대상포진백신 임상 2상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또한, 세계 최초 뇌실 내 직접 투여 가능한 ICV제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상업화 성공,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가 중국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등 백신과 희귀질환 치료제 사업 분야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독자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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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2024.08.28 23:10:36
다 좋은데 주식회사는 주가로 가치를 증명한다. 선대회장이 닦아놓은 길 위에서 이것 밖에 못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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