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 환자, '마운자로' 급여돼야"…출시 전부터 급여 주목

국내 당뇨 전문가 "당뇨병 대란서 비만이 주요 원인" 꼽아
당화혈색소 감소 측면서 유리해 비만당뇨병 환자서 효과적 
한국릴리 "급여화 관계당국과 논의 중…안정 공급도 노력할 것"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1-09 05:58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성희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 존 비클 한국릴리 대표이사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출시 전부터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당뇨병 대란'이라 부를 정도로 국내 2형 당뇨병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로선 이를 해결할 무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성희 교수는 8일 한국릴리가 주최한 '마운자로 미디어 세션'에서 "2형 당뇨병 치료에서 비만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보험급여를 해주면 더욱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내과 의사들은 2형 당뇨병을 동반하는 사람들을 보기 때문에 가격적인 측면에서 제발 좀 도움이 됐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도 최 교수의 급여 등재 의견에 힘을 실었다. 

권 교수는 "조심스런 얘기지만 상당수 초고도 비만 환자들이 경제적인 상황들이 안 좋은 분들이 많다. 하지만 당뇨병 대란이라 얘기할 만큼 환자 수가 급증화고 있고, 거기엔 비만이 굉장히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 HbA1c 조절 실패 

그만큼 마운자로가 국내 2형 당뇨병 치료에 있어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란 게 두 교수의 설명. 

마운자로는 비만 치료에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에 이어 큰 주목을 받았지만, 성인 2형 당뇨병 환자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치료제로서 먼저 출시됐다. 

하지만 마운자로가 극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먼저 출시된 미국에선 비만 치료제로 '주객전도'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과 별개로 국내 당뇨병 전문가들은 마운자로가 비만 치료 이전에 당뇨병 치료에서 상당한 임상적 이점을 보인다고 제시했다. 

마운자로는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SURPASS-1~5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모든 대조군 대비 우월하고 지속적인 당화혈색소(HbA1c) 감소를 나타냈다.

SURPASS 연구에 따르면, 마운자로 5mg 투여군의 당화혈색소(HbAlc)는 평균적으로 기저치 대비 1.8~2.1% 감소했으며, 10mg 또는 15mg 투여군의 당화혈색소(HbAlc)는 평균적으로 기저치 대비 1.7~2.4% 감소했다. 

즉, 2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혈당조절 목표치인 HbA1c 6.5% 미만을 달성하는데 마운자로가 유리하다는 게 회사와 학계 설명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유병자 3명 중 2명(67.6%)은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조절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HbA1c는 1% 감소할 때마다 당뇨병 관련 사망률은 21%,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14% 감소한다. 합병증에서도 HbA1c 1% 감소에 따라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이 37%, 말초혈관으로 인한 절단 및 사망 위험도 43%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가격 이슈만 없다면 현재 심장내과 선생님들도 이런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 73.6% 체중 문제 겪어 

권 교수는 국내 서구화 된 비만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단 점도 지적했다. 자연 증가분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당뇨 인구는 2012년 320만명에서 2020년 605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환자 73.6%가 과체중 및 비만 환자고 정상체중은 24.9%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빨리 젊은 나이에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당뇨병은 체중 감량 유지가 됐을 때 치료 효과는 더욱 극대화 된다. 과체중 환자대부분에서 5% 이상 체중 감량 유지 시 혈당은 물론 혈압과 지질 수치가 개선되고 심뇌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도 감소한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미국당뇨병학회(ADA)도 대부분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나 과체중 환자가 5%이상 체중 감량 달성하고 이를 유지할 때, 당뇨 관리가 극대화된다라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도 "진료를 보다 보면 체중을 4~5kg 빼는 것도 절대 못하는 환자들이 너무나 많다"라며 "당뇨를 동반하는 비만 환자라면 대사증후군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약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필요성에 대해 한국릴리 또한 마운자로의 급여 등재와 원활한 국내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혁 한국릴리 당뇨사업부 이사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서 마운자로 급여와 관련해 보건당국을 포함한 대내외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존 비클 한국릴리 대표이사도 인사말을 통해 "릴리는 한국에서도 마운자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본사에서 시설 확장에 200억달러(26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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