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헬스케어서 나타난 빅파마 생존전략은 'M&A'

컨퍼런스 기간 인수합병 총 거래액 약 26조원 
스텔라라 특허만료 직면한 존슨앤드존슨 21조원 통 큰 베팅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1-21 11:56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선 예년보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인수합병(M&A) 소식이 쏟아졌다. 

이들이 보유한 대형 블록버스터 제품의 특허만료가 다가오면서 유망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선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들의 인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 기간 인수합병에 쓴 거래금액만 181억 달러(한화 약 26조원)에 달했다.

최근 3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전후로 이뤄진 인수합병 금액이 ▲2024년 약 39억 달러 ▲2023년 약 27억 달러 ▲2022년 약 19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146억 달러 빅딜 성사시킨 J&J 

우선 존슨앤드존슨이 글로벌 빅파마로선 올해 첫 100억 달러(한화 약 14조5000억원) 이상의 '빅딜(Big-Deal)'을 단행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중추신경계(CNS) 질환 전문 신약 개발기업 인트라셀룰러(Intra-Cellular Therapies)을 총 146억 달러(한화 약 21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회사가 보유한 항정신병약 '카플리타(루마테페론)'의 권리를 손에 넣었다. 

카플리타는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와 관련된 우울증 삽화 치료제로 미국 FDA로부터 승인된 약물이다. 이 약물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4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여기에 존슨앤드존슨은 카플리타의 연간 최대 매출액이 5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요 우울장애(MDD)가 있는 성인 보조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대하는 등 확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트라셀룰러는 지난해 말 카플리타에 대한 추가 신약 신청서(sNDA)를 미국 FDA에 제출한 바 있다.

GSK도 미국 생명공학 기업인 IDRx를 10억​​ 달러(한화 약 1조4500억원)에 인수하면서 M&A 경쟁에 합류했다. 

IDRx는 희귀암의 일종인 소화관 간질종양 치료를 위한 새 치료 기전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고도선택적 KIT 유전자 티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의 일종인 'IDRX-42'이 그것이다. 

위장관기질종양 환자에 대한 치료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설계된 IDRX-42는 1/1b상 임상시험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29%였으며, 과거 1차 치료를 받은 환자 ORR은 53%였다. 

IDRX-42는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에서 신속심사대상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일라이 릴리는 스콜피온 테라퓨틱스(Scorpion Therapeutics)를 최대 25억 달러(한화 약 3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스콜피온은 PI3Kα 억제제 후보물질인 'STX-478'을 보유한 회사다. STX-478은 고형암 14%에서 변이가 나타난 PI3Kα 단백질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에 STX-478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23%의 ORR을 보이며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릴리는 PI3Kα 변이가 있는 호르몬 양성(HR+)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STX-478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블록버스터 약물 특허 절벽이 M&A 가속화  

예년과 달리 거래가 활발했던 이유로는 특허 절벽이 꼽힌다. 2026년부터 2029년까지 특허 절벽에 노출된 빅파마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 빅파마를 대표하는 블록버스터들의 특허만료는 단기적으로 회사 매출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존슨앤드존슨이 146억 달러를 들여 인트라셀룰러를 인수한 까닭도 여기에 기인한다. 자사 블록버스터 약물인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특허가 지난해 만료되면서 올해 초부터 관련 바이오시밀러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스텔라라는 인터루킨-12·23(IL-12·23) 억제제로 퀘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건선성 관절염, 판상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에 쓰인다. 스텔라라의 글로벌 연매출 규모는 2023년 기준 약108억6000만 달러(한화 약 15조7000억원)로 글로벌 의약품 매출 9위를 기록 중이다. 

또 올해 특허 절벽에 직면한 블록버스터 의약품만 해도 10품목에 달하는 상황.

다발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를 비롯한 만성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나트륨염)', 항혈전제 '자렐토(리바록사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데노수맙)'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추세는 해가 갈수록 더욱 가속화된다. 2027년 2형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에 이어 2028년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니볼루맙)'가 특허 절벽에 부딪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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