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업 전환 후 저조해진 참여율‥'만성질환 관리사업' 현실

행정 부담 증가, 낮은 수가, 본인부담금 상승, 검진 바우처 중단 등이 원인
"개원의가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필수적"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3-21 11:5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만성질환 관리사업'이 일차의료 강화를 목표로 도입됐지만, 개원의들과 환자들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2019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2024년 9월 본사업으로 전환된 이 사업은 행정 부담 증가, 낮은 수가, 본인부담금 상승, 검진 바우처 중단 등의 문제로 인해 정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개원의들은 만성질환 관리사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과도한 행정 업무를 지적한다. 관리 계획 수립, 주기적 교육, 환자 기록 유지 등으로 인해 본연의 진료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참여하는 개원의들은 환자 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일부 행정 절차가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복잡한 프로세스가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유승호 공보이사는 "현재 만성질환 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낮은 수가는 개원의들에게 충분한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행정적 절차 역시 복잡해 개원의들이 참여를 망설이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환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시범사업 당시 면제됐던 본인부담금이 부활하면서 환자들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고, 제공되던 검진 바우처가 중단되면서 환자들의 참여율이 급감했다. 개원의들은 검진 바우처 중단이 환자들의 만성질환 관리 참여를 저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많은 환자들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유 공보이사는 "고3 학생들에게 보충수업을 강요하는 느낌"이라며 "당뇨병과 혈압이 있는 환자에게 교육을 듣고 가라고 하면 다 아는 거라면서 거부할 때가 있다. 게다가 교육을 할 때 추가적으로 본인부담금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환자 유인책으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의료계는 개원의들이 실제로 사업에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인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환자 관리 기록 보고 절차와 서류 작업을 최소화하는 등 행정 절차 간소화를 비롯, 실질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대표적이다. 만성질환 관리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개원의들의 참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 등록 수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나, 지속적인 환자 관리를 수행하는 개원의들에게 별도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본인부담금을 낮추거나 면제 조건을 확대하고, 검진 바우처를 재도입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 방식은 온라인 교육, 동영상 콘텐츠 제공, 보상형 프로그램 도입 등 환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형태가 언급됐다.

유승호 공보이사는 "사업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운영이 아니라, 개원의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보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근거 부실' 논란…본사업 뒤집히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근거 부실' 논란…본사업 뒤집히나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본사업 전환 근거가 된 연구에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국회에선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정부는 점검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23일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 근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해 본사업 전환 근거가 된 연구결과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연구결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먼저 혈당 조절률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 연구에선 2.1%

[단독]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본사업 연기…"시작되도 문제"

[단독]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본사업 연기…"시작되도 문제"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본사업이 시작도 전에 휘청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시스템 오류로 내달 예정된 본사업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 데다, 현장에선 본사업이 시작되면 실사 리스크 등으로 참여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본사업이 연기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5월 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달부터 적용할 관련 수가를 신설하며 본사업이 예고됐지만, 심평원 전산시스템 오류가 확인되며 연기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