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대생 전원 복귀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규모 미복귀 사태가 발생할 경우 편입학을 통한 의대생 충원 가능성도 나온다. 그러나 일선 의대 교수들은 현재 시점에서 편입학 논의는 부적절하며, 설령 편입이 가능하더라도 본과 1학년만 해당돼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24일 의료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고려대 등 5개 의대는 지난 21일 등록 및 복학신청을 마감했다. 대부분의 의대도 이달 말까지 복학등록신청을 마감할 예정이며, 복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각 대학별 정확한 제적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A의대 교수는 이날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전국 40개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서도 성명서를 통해 각 대학에서 제적 후 타 학과 편입생으로 의대를 구성하려 한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어떤 의대에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대들이 편입학에 대해서 지금 논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휴학 중인 학생 입장에서 의대 편입학 이야기는 복학을 안 하면 편입학생으로 채우겠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또, 편입학이 된다고 하더라도 본과 1학년, 한 학년만 가능하다. 이에 현실적이지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편입학은 학칙상 가능하지만, 현재 미복귀 학생들의 제적 규모가 불확실한 만큼 편입학 논의는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의대 교수는 "학칙에 의해 편입학 규정이 있다면 안 될 이유는 없다. 다만, 40개 의대 중 17곳 정도가 편입학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학칙을 수정해서 편입학생을 받는다면, 그에 대한 이유가 명확해야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전체적인 의사수 수급이 많이 부족해지는 상황 등일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라도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내려지는 지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개별 학교가 독자적으로 편입학 규정을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 "현재는 편입학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 학생들이 미복귀한 상황에서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했더라도, 정확한 제적 규모를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제적숫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만약 대규모 제적이 발생한다면 의사수 배출과 연결되는 만큼 사회적 파장도 크고, 의대생들이 감정적으로 반발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반면, 잘 수습이 되거나 정리가 될 경우에는 약 80~90% 정도가 복학할 것"으로 예측했다.
2000명 의대정원 증원 등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지난해 요구했던 8대 요구사항을 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올해도 지난해처럼 요구사항 관철이 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휴학을 할 것인지 숙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현 정치 상황 속에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요구사항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인 만큼, 복귀 여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C의대 교수는 "학생들이 8대 요구사항의 수용을 요구해 왔지만,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휴학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내년에는 그 명분이 생길 가능성이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탄핵정국 속에서 대통령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요구사항이 실현될지는 의구심이 든다. 만약 요구사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3년째가 되는 내년에 들어오는 것도 그렇지 않나. 현재는 학교에서도 복귀를 권유하고 있는 만큼, 신중히 판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적 학생 중 신청자에 한해 총장 권한으로 구제 가능성도
학칙상 제적된 학생이 총장의 승인하에 재입학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정원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빈자리가 있을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점에서 일부 학생들은 복귀신청을 하더라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A의대 교수는 "학칙상 제적이 되더라도 해당 대학에 제적 학생에 대해서는 총장 권한에 의해 재입학을 시켜주는 방법도 있다. 단, 재입학 조건은 정원 숫자를 초과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현재는 휴학생들이 많은 상태로, 정원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재입학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현재 예과 1학년의 경우, 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4학번 학생들이 제적 후 1학년으로 재입학을 하려면 빈 정원에 한해서만 들어 올 수 있다"고 했다.
즉 현재 예과 1학년 숫자에 복학하려는 학생수를 합쳐 기존 정원보다 숫자가 초과되면 구제할 수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A의대 교수는 "결국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학생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현명하게 숙고해서 판단해야 한다. 일단은 제적이 되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생기기 때문에 복귀 후 투쟁방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학생신분이라면, 수업 거부도 할 수 있고 유급도 할 수 있고 휴학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제적이 되면 그 모든 것을 할 수가 없다"며 학생들의 숙고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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