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80~90 창업세대들, 왕성한 경영활동

90세 이영수 신신제약 회장 등 10여명 경영일선 활약 `눈길`
정형식 일양약품 명예회장, 95세로 현존 최장수…99년 퇴임

최봉선 기자 (cbs@medipana.com)2017-09-11 06:09

국내 제약업계에는 90세에도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인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올 2월 코스닥에 상장한 `파스의 명가`로 불리우는 신신제약 창업주인 이영수 회장이다. 그는 1927년 8월생으로 만 90세를 넘겼다.
 
`나이는 생물학적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제약업계에는 80대 창업세대 인사 10명 내외가 대표이사 또는 등기이사 등을 맡아 최고경영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는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지 않으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국내 제약업계 창업세대 중 최연장자는 일양약품 정형식 명예회장이다. 올해 만 95세(22년 6월생)로  1999년 9월 2세인 정도언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공식 퇴임했다. 정 명예회장은 3년전인 2014년 7월 열린 한독의약박물관 개관 50주년 기념 특별전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 다음은 올 1월 공식적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이다. 신신제약 이영수 회장과 동갑인 90세(27년 5월생)로 강 명예회장은 동아제약 창업주인 강중희 선대회장의 아들로 2세 경영인이지만, 지주사 전환이전까지 40여년간 제약업계 1위 기업을 유지해 온 창업 1.5세대로 볼 수 있다.
 
동아제약그룹은 1932년 12월1일 故 강중희 회장에 의해 창업한 이후 서울의대 출신(52년 졸업)인 강신호 명예회장이 1959년 입사하여 지난 1975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으니 57년간 이끌어 왔다.
 

일성신약 윤병강 회장이 87세(30년생)로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보령제약그룹 김승호 회장이 86세(31년생)로 등기이사는 아니지만, 그룹회장으로서 그룹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오는 10월 1일이면 창업 60주년을 맞는다.
 
JW그룹 이종호 명예회장은 85세(32년생)로 JW중외제약 창업주인 이기석 선대회장에 뒤를 이은 2세 경영인이지만, JW그룹을 반석 위해 올린 창업 1.5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8월 8일 창립 72년을 맞았던 JW그룹은 아들인 이경하 회장이 경영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어 대웅제약그룹 윤영환 명예회장이 83세(34년생)로 그룹 전반은 아들인 윤재승 회장이 맡고 있으나 윤 명예회장은 지주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며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한림제약 김재윤 회장과 코스닥 상장 고려제약 박해룡 회장이 35년생 동갑내기(82세)로 모두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며 실질적인 경영은 2세들에게 맡겼으나 경영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이들 보다 한살 아래인 비상장 한국파마 박재돈 회장(36년생) 역시 장녀인 박은희 사장에게 실질적인 경영권을 넘겼지만,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안국약품 어준선 회장과 진양제약 최윤환 회장은 37년생으로 올해 만 80세이다. 어 회장은 현재 대표이사를 유지하며, 경영전반을 책임지고 있고, 최 회장은 등기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부광약품 김동연 회장(미등기), 일동제약그룹 윤원영 회장(미등기), 경동제약 류덕희 회장(대표이사), 신일제약 홍성소 회장(등기) 등이 38년생 만 79세를 맞았다. 윤원영 회장만이 일동제약 창업주 故 윤용구 선대회장에 이은 2세 경영인이며, 그외 인사들은 모두 창업주들이다.
 
이외에도 한미약품그룹 임성기 회장(미등기)과 조아제약 조원기 회장(등기)이 40년생, 삼진제약 대표이사인 최승주·조의환 회장이 41년생으로 경영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 가사의 주인공처럼 80~90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영일선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집행부들은 업계 현안이 대두되면 원로들을 찾아 견해를 청취해 회무에 반영할 만큼 아직도 업계 전반의 영향력은 상당하다"면서 "이들은 일제 강점기와 5.26 전쟁의 격동기 속에서도 기업을 이끌어온 제약산업의 산증인이기에 이들의 경험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1897년 설립돼 이제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동화약품(당시 동화약방)과 91년 역사의 유한양행(1926년), 삼성제약 1929년, 동아제약 1932년, 종근당과 일동제약, 유유제약 1941년, 삼천당제약 1943년 등 7개사가 일제 강점기에 설립됐다. 이어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대한약품, 삼아제약 등 4개사는 1945년 해방과 함께 설립된 `해방둥이` 기업들이다.
 
일양약품이 1946년, 삼일제약이 1947년에 설립됐고, 한국전쟁 정전협정 이후인 1954년에 한독약품(현 한독), 1955년에 안국약품과 이연제약, 57년에는 보령제약, 동성제약, 바이넥스, 경남제약 등 4개사, 58년에 대원제약과 근화제약, 59년에 제일약품과 국제약품, 60년에 부광약품, 61년 일성신약, 62년에 신풍제약과 영진약품, 63년에 광동제약이 설립돼 집계 대상 54개사 중 절반이 넘는 30개사가 50세를 넘겼다.
 
일양약품 정형식 명예회장은 한 경제지 기고를 통해 "그때 그 시절 10여 제약사 창시자들은 개인이나 국가가 돈이 없을 때 거의 빈손으로 `사즉생`(死卽生) 각오와 `세상에서 백번 어려움을 참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일근천하(一勤天下) 백인당중(百忍堂中)`의 집념으로 제약보국을 이룩했다"면서 "그러나 인생은 생로병사(生老病死)라고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니 이들 선구자(先驅者) 동지들 대부분이 이미 타계(他界)해 참으로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의약품 유통업계에서도 백제약품그룹 김기운 회장이 21년생, 올해 만 96세로 아직도 `대표회장` 직함으로 경영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초당약품이라는 제약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어 부산 등 영남지역을 거점으로 성장해 서울 및 수도권까지 진출한 복산나이스(복산약품그룹) 창업주 엄상주 명예회장이 27년생으로 90세이고, 역시 부산·영남을 거점으로 성장한 삼원약품그룹 추기엽 명예회장이 33년생 84세, 서울 신원약품 김양오 회장 37년생 80세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을 역임한 한신약품 진종환 회장이 38년생 만 79세. 그 뒤를 이어 부림약품그룹 이춘우 회장, 태전약품그룹 오수웅 회장(2세 경영인), 풍전약품 임완호 회장 등이 39년생 78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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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2017.09.18 08:59:28

    나이가 들면 물러나는게..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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