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관리 큰 주역 'DUR'‥본래 역할에서 '활용도' 높여야

코로나19 통해 DUR 시스템 활용 범위 높다는 것 확인‥글로벌도 관심
'의약품 안전 정보 제공'이라는 본래 역할‥낮은 활용도 문제는 여전히 과제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9-27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것으로 나오는데,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있나요?"

진료를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개인 정보를 입력하자, 단번에 해외 출입국 정보가 떴다.

병원 관계자는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체온을 검사하고, 코로나19 음성 확인 여부를 확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0년부터 개시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DUR)'는 해외 유입 감염병 확산 방지에 큰 공을 세웠다.

DUR은 의약품 처방·조제 시 병용금기 등 의약품 안전성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의사 및 약사에게 의약품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되자, DUR 시스템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됐다.

심평원은 2020년 초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명단을 활용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DUR과 ITS(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 시스템을 통해 요양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요양기관에서는 환자의 입국정보 등을 접수 및 문진 단계(ITS시스템), 의약품 처방 및 조제 단계(DUR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DUR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다양한 감염병 예방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DUR 시스템을 주목했다.

지난 5월 개최된 'OECD 보건의료 질과 성과(HCQO)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한국 DUR의 우수성을 37개 회원국과 공유했다.

DUR을 활용한 감염병 발생국 입국자 정보 제공 사례, 해외여행 이력 정보 제공 시스템(ITS)과 연계한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 사례가 큰 관심을 받았다.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OECD에서 한국의 DUR 시스템 소개를 요청했다. 이는 DUR의 우수성이 높이 평가된 결과"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의약품 정보 뿐만 아니라 격리 대상자와 접촉자 정보를 의료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등 국민 안전에 기여한 국제적인 모범 사례로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 동안 DUR은 활용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처럼 높게 평가되고 있는 DUR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DUR 본연의 역할에 있어서는 활용도가 낮다는 부분이다.

환자가 여러 의사에게 진료 받을 경우, 의사와 약사는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을 알지 못하고 처방·조제할 수 있다. 이는 환자가 약물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

그런 점에서 DUR은 개인 투약 이력 확인, 부적절 의약품 처방 및 조제 차단, 헌혈 금지 의약품 복용자 정보, 백신접종 이력 등을 제공해 환자 안전 개선 전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DUR은 활용 시 의약품 안전 사용 효과가 컸다. 아울러 여러 병원과 여러 진료과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 생기는 중복 투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2019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DUR 정보 제공에 따른 처방 변경은 전체의 약 12%에 불과했다며 활용도가 여전히 낮음을 지적했다. 3년 전인 2016년도(처방변경률 12%)에도 활용도는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DUR 병용금기 의약품 안내가 있음에도 의료기관들이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DUR 시스템은 금기약물 처방 시 적정 사유를 기재하도록 돼 있다. 과거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유에 '히히', 'ㅋㅋㅋ' 등을 체크한 사례가 비판받기도 했다.

이후 해당 사항을 막아 놓자 일부 의료기관에서 이상한 영문자들을 쭉 나열하거나, '원장님이 확인하심', '기존 약물 유지', '약물 변화 원하지 않음' 등을 적정 사유라고 써놓은 것이 확인됐다.

이 당시 서 의원은 "심평원이 DUR 시스템을 자랑스러워하지만 이렇게 관리해서는 안 된다. 환자 안전을 침해하지 않고, 의사들이 DUR을 따르도록 구체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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