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알루론산 점안제 '연 4통 처방 제한설'…안과 '태부족' 우려

"건성안 환자 일 4회 점안…리캡 금지하고 연 240개 제한 모순"
"상위 10% 환자가 처방량 40% 차지, 해당 구간 잡으면 충분"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9-08 06:0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히알루론산나트륨(HA) 점안제가 급여적정성 재평가에서 살아남았으나, 처방량 제한 기준 설정이라는 부대조건에 안과에서는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처방량 제한 기준으로 언급된 연 4통은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을 금지한 식약처 고시나 건성안 환자에 대한 점안제 권고 기준을 고려할 때 크게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처방량 상위 10% 환자가 전체 처방량에서 40%를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해당 구간만 잡아도 재정 절감 효과는 충분하나 지나친 기준은 반발이 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제에 대한 급여 적정성 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환자 비중이 높은 건성안증후군을 비롯해 쇼그렌증후군, 피부점막안증후군(스티븐스-존슨증후군) 등 내인성 질환에 대한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수술 후, 약제성, 외상, 콘텍트렌즈 착용 등에 의한 외인성 질환에는 급여적정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안과에서는 급여권에 남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 안과 전문의는 "내인성 질환에서 환자 치료를 위한 약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비급여로 빠지지 않고 급여권에 남게 돼 안도했다"고 언급했다.

B 안과 전문의도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내인성 질환에서 사용량이 훨씬 많아 외인성 질환 제외는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적정 사용을 위한 1회 처방량, 연간 처방량 제한 등 급여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는 부대의견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연 4통 처방 제한설에 대해서는 크게 부족한 기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C 안과 전문의는 일회용 점안제 리캡을 금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를 고려할 때 현실적이지 않은 기준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식약처는 일회용 점안제 포장단위를 0.5ml 이하로 제한하고 재사용 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건성안을 비롯한 내인성 질환 환자에게는 최소 하루 4회 이상 점안제 사용을 처방하게 된다.

환자가 원칙대로 매일 4회 점안할 경우, 한 달이면 120개를 사용하게 된다. 60개 기준 4통으로 제한될 경우 두 달이면 연 처방량인 240개가 모두 소진되는 셈이다.

C 안과 전문의는 "개인적으로도 건성안 때문에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한 번만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책상 위에 잘 세워두고 재사용해도 반나절에 하나씩, 하루에 2개 정도는 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처방량 제한 기준으로 4통이 언급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리캡이 안되는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라 권고하고 연 4통으로 제한하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처방량 제한 기준을 연 4회 정도까지 조이지 않더라도 충분한 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지난달 대한안과의사회가 공개한 '건성안 팩트 시트 2023'에 따르면 히알루론산 처방을 많이 받는 상위 10% 환자가 전체 처방량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처방량 제한 자체가 없었던 만큼, 상위 10% 구간에 합리적 사용을 유도할 기준만 생겨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D 안과 전문의는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상위 10%가 처방량 40%를 차지한다는 분석결과가 있다. 상위 10%만 제한하는 기준을 만들어도 상당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연 4회 정도로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까지 타이트한 기준은 남용하지 않는 환자에게까지 피해가 우려된다"며 "노인 환자 반발도 클 것 같다. 지나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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