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는 국립정신병원…정신건강 '필수의료' 붕괴 우려

5개 병원 전문의 충원율 41.2%, 입원환자 4년 새 '반토막'
김원이 "국가지원 강화와 의사인력 확보 방안 추진돼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0-04 11:52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국립정신병원이 전문의 충원에 애를 먹으면서 입원환자도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공공의료체계 붕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립정신병원 5곳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충원율은 41.2%에 불과했다. 정원은 80명이나 현원은 33에 불과한 수준이다.

5개 국립정신병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국립정신건강센터의 경우 전문의 충원율이 38.4%에 그쳤다. 정원 39명 가운데 15명만 근무 중인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8년 전문의 32명이 근무했지만, 이후 의사들이 사직한 뒤 인력공백을 해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립춘천병원은 정원 7명 가운데 3명만 근무해 42.8% 충원율을 보였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문의가 한 명도 없었으나 지난 7월 병원장이 임명되면서 의사 2명이 충원된 상황이다.

국립공주병원과 국립부곡병원은 정원 11명 가운데 3명만 근무하고 있다. 국립부곡병원의 경우 지난 1997년 약물중독진료소를 연 마약류 중독자 전문 치료보호기관이지만 만성적 의사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상황이 나은 국립나주병원은 정원 12명 가운데 9명을 채운 상태다.

이 같은 인력공백은 입원환자 수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사 부족으로 야간 당직근무나 응급환자 대응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입원환자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개 병원 입원환자 수는 지난 2019년 1897명에서 지난해 909명으로 52.1% 감소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708명에서 208명으로 70.6% 급감했고, 국립춘천병원도 263명에서 80명으로 69.6% 줄었다. 국립부곡병원도 243명에서 124명으로 49% 감소했다.

국립정신병원은 증세가 심하거나 자·타해 우려가 있어 민간병원에서 진료가 어려운 중증 정신질환자를 주로 진료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약중독이나 재난·사고 트라우마 치료 등 정신질환 치료와 관리를 담당하고 있어 인력확충이 시급하나, 보건복지부는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국립정신병원은 정신건강 분야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곳으로 지역사회 정신질환관리 거점역할을 해야한다"며 "병원에 대한 국가지원 강화와 함께 의사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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