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의대 증원, 건보재정 붕괴…밑 빠진 독 물 붓기"

의협 범대위, 대통령실 인근 의대 증원 규탄 집회
"졸속 강행하면 14만 의사 투쟁 불사, 강력 저항할 것"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1-25 14:46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료계가 대통령실 인근에서 의대정원 확대 일방적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의대정원 확대는 정책 목표와 반대로 지역·필수의료 악화와 건강보험 재정 누수로 의료 붕괴를 야기할 것이란 의미를 담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대한의사협회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는 25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의대정원 증원 졸속 추진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범대위 소속 위원을 비롯해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등 의료계 인사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필수 범대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정부가 근본적 해결을 내놓기에 앞서 대학이나 병원 등 이해당사자 희망사항을 담은 비과학적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의대정원 확대 근거로 활용하려는 주먹구구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이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대안을 제시해도 정부는 의사 인력 배분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아닌 의대 증원만으로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려는 잘못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대사에 나선 홍순원 한국여자의사회 차기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우려했다. 의대 증원 없이도 이미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대 증원은 의료비 지출 증가와 건보재정 적자 폭 확대로 이어지고, 미래세대 부담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붕괴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다.

의학교육 측면에서도 인프라와 재정이 확보되지 않은 채 증원이 이뤄질 경우 교육 질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대 수요조사에서 나타난 대학 측 입장과 실제 의대 학생들 입장은 같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이 범대위원장은 "2028년이면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23조 원이 완전히 소진되고, 2032년이면 61조6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니 의료 수요가 늘어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갈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언급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 의대 증원이 될 경우 국민 건강보험 재정이 무너지고 누수된다는 것, 결국 건강보험 재정 몰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위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계는 10여 년 전부터 필수의료 붕괴 가능성에 대해 경고해 왔으나 정부가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다 필수의료과 몰락을 가져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최소 11년 후 배출될 의사 수 증원에만 관심을 갖고 졸속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는 것.

의대정원 증원 추진보다 무너져가는 대한민국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실효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범대위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은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말고 대한의사협회와 합의해 추진키로 한 2020년 국민과의 합의를 지켜라"며 "의료계 우려와 경고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강행할 경우 14만 의사는 로드맵에 따라 투쟁을 불사하고 강력히 저항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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