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결산㉑] 올 제약·바이오業 특허분쟁·리베이트·무죄판결

SK바사·알테오젠, 글로벌 빅파마와 특허 소송 휩싸여
"국가 경쟁력 기술 보호할 수 있게 특허심판 제도보완 필요"
제네릭 시장서 제미글로·케이캡 특허 분쟁 이어져…항소심 진행中
고려제약 등 리베이트 수사…의사 기소 등 대규모 수사

장봄이 기자 (bom2@medipana.com)2024-12-26 05:57

[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특허 공방부터 리베이트 논란까지 각종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알테오젠이 글로벌 빅파마와 특허 분쟁에 휩싸였고, 고려제약은 의료파업 시국에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며 대대적인 수사를 받게 됐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 등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화이자가 제기한 '폐렴구균 백신수출'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이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1심에선 화이자 손을 들어줬으나 항소심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승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화이자의 특허권 소송은 9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7년 화이자 자회사인 와이어쓰LCC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해 품목허가 받은 폐렴구균 13가 백신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에 대해 다가 폐렴구균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조성물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18년 화이자 손을 들어주며 화해 권고를 판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해당 백신을 제조 및 판매하지 않기록 합의했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에 연구 목적의 기술이전 및 원액을 수출했고, 이에 대해 화이자 측이 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 결과 지난해 1심에선 화이자가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올해 항소심 특허법원은 원액 수출의 경우 특허침해가 아니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소송 결과에 대해 불합리한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소송 남용을 적절히 견제한 판결이라고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밝혔다. 또 국가 경쟁력이 될 기술을 적극 보호할 수 있게 특허심판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알테오젠은 글로벌 제약사와 특허 분쟁에 휩싸였다. 알테오젠은 자체 개발한 피하주사 (SC)제형 변경 기술(ALT-B4)에 대한 특허침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현재는 알테오젠과 '키트루다' SC제형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미국 MSD가 경쟁사 할로자임을 상대로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할로자임은 SC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알테오젠의 유일한 경쟁사이기도 하다. MSD가 내년 키트루다 SC제형 허가를 앞두고 선제적 특허 방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릭 시장에서는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특허 분쟁이 주목 받았다.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에 대한 특허 소송에서는 개발사 LG화학이 승소했다. 앞서 보령, 셀트리온제약, 신풍제약 등 8개 제약사는 LG화학을 상대로 제미글로 용도 특허에 대해 소극적 권리 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특허 기간을 축소해 제네릭 의약품을 조기 출시하기 위함이다.

1심에서는 제네릭 제약사들이 승리했으나, 이달 2심 결과는 판결을 뒤집어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제미글로는 시장 지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제네릭 제약사들이 상고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케이캡 특허 소송에서도 개발사인 HK이노엔이 승기를 잡았다. HK이노엔은 지난 6월 케이캡정 화합물(물질) 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이겼다. 지난해 삼천당제약 등 제네릭 개발사들이 제기한 특허 분쟁이었다. 이에 따라 케이캡의 화합물 특허 기간은 2031년까지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케이캡 결정형 특허에 대한 분쟁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올해 상반기 결정형 특허 1심 재판에서는 삼천당제약, 경동제약, 보령바이오파마 등 59개 제네릭 업체들이 승리했다. HK이노엔이 항소를 결정함에 따라 관련 특허 분쟁은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휴젤과 메디톡스가 이어온 '보툴리눔 톡신' 전쟁 1차전에서는 휴젤이 미소를 지었다.

두 회사는 2022년부터 보툴리늄 톡신 관련 특허 소송을 이어왔다. 메디톡스는 휴젤의 톡신 제제에 대해 톡신균주 절도 및 영업비밀 도용 등을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를 제기했다. 

ITC 측은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균주 절취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특정 보툴리눔 톡신 제품 및 그 제조 또는 관련 공정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경우 관세법 제337조를 위반한 사례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디톡스는 대응 방안을 검토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올해도 업계를 강타했다. 특히 의료파업 사태가 고조되면서 리베이트 조사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높였다. 

그 중에서도 고려제약 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수사가 대규모로 진행됐다. 지난 9월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수사와 관련해 300명 이상 관련자들이 입건됐으며, 대부분이 의사였다.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와 병원 관계자들이 다수 구속됐다.

리베이트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의사가 기소되기도 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의료법 위반과 배임수재 혐의로 의사 1명과 직원을 기소했다. 고려제약 직원으로부터 각각 5000만원, 14억원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 한미약품이 지난 3월 의료기관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협의로 제품 판매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고, JW신약은 10월 리베이트가 적발되면서 아일리안점안액 등 56개 품목에 대해 판매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또한 굵직한 재판 결과들이 나오면서 업계에 영향을 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6년간 이어진 형사재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사법리스크를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오롱티슈진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성분을 속여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명예회장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기소된지 약 4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함께 기소된 코오롱 임원들과 코오롱 및 생명과학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

관련기사보기

[2024결산⑳] 올해 유난히 쏟아진 제약업계 경영권 분쟁

[2024결산⑳] 올해 유난히 쏟아진 제약업계 경영권 분쟁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유난히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빈번했다. 오너 일가 내에서 경영권을 두고 갈등이 발생한 '한미약품'부터 최대주주와 현 경영진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씨티씨바이오' 등 여러 제약바이오사에서 경영권 향방을 두고 다툼이 이어지며, 각 기업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한미, OCI 통합 논의 후 경영권 분쟁 격화…'4인연합' 경영권 방어 올해 한미약품은 신동국·송영숙·임주현·킬링턴유한회사 등 4인연합과 임종훈&

[2024결산⑲] GMP 적합판정 취소 증가…민·관 논의 주목

[2024결산⑲] GMP 적합판정 취소 증가…민·관 논의 주목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받은 업체가 늘면서 이슈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약업계는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불리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업계와 소통하며 제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은 제약업체가 거짓·부정 등 방법으로 GMP 적합판정을 받거나, GMP 기록을 반복해서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정부가 약사법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총리령)에 따라 GMP 적합판정을 취소

[2024결산⑰] 국내 의료현장 본격 침투한 의료AI

[2024결산⑰] 국내 의료현장 본격 침투한 의료AI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료 인공지능(AI)가 의료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한 해였다. 딥러닝의 발전과 데이터셋 증가로 의료AI 기술이 더욱 고도화된 덕분이다. 의료현장에서도 진단 워크플로우 개선을 위한 도구로 의료AI를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연구도 증가했다. 정부 역시 잠재적 가치가 인정된 몇몇 의료AI 솔루션을 혁신의료기술로 지정하고, 의료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사격에 나섰다. ◆ 유방촬영술부터 뇌졸중 AI 진단까지 국내 의료현장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건 유방촬영술 AI 영상

[2024결산⑱] 제약바이오, 올해도 화재 등 안전사고 이어져

[2024결산⑱] 제약바이오, 올해도 화재 등 안전사고 이어져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최근 수년 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공장 화재 등 안전사고가 이어졌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제약회사 공장에서 각각 화재가 발생했으며, 2022년 사고에서는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올해도 제약·바이오기업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며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 관리 체계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 ◆ 이어진 화재 등 안전사고…코오롱생명과학, 김천 2공장서 화재 2건 등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만

[2024결산⑮] 연구자 임상 수 반토막…보령, 임상승인 최다

[2024결산⑮] 연구자 임상 수 반토막…보령, 임상승인 최다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올해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가 의대증원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었다. 올해 가장 많은 임상을 승인받은 국내 업체 1위는 보령, 2위는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자회사 애드파마로 확인됐다. 두 업체는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 등 관련 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가 올해 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승인한 임상 시험은 932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1002건 대비 7%(70건) 감소한 규모다. 임상 단계별로 구분 시, 1상 승인 건수

[2024 결산⑯] 미래 대비 위한 제약바이오 사옥 및 공장 확대

[2024 결산⑯] 미래 대비 위한 제약바이오 사옥 및 공장 확대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2024년 한 해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이 사옥을 이전하거나 공장을 증축 및 신설했다. 사옥과 공장에 대한 투자가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여겨지면서 사세 확장 및 기업의 미래 대비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중심으로, 올해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종 내 코스피,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이 진행한 신규 시설 투자 및 사옥이전 관련 공시는 20건이 넘었으나, 다 담을 수 없어 일부만 정리했다. ◆ 사옥 증축 및 이전 기업 여러 기업

[2024결산⑬] 올해 품목허가 1156건…'CMG제약' 허가 최다

[2024결산⑬] 올해 품목허가 1156건…'CMG제약' 허가 최다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2019년 이후 지속되던 의약품 품목허가 감소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품목허가를 획득한 곳은 'CMG제약'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 허가를 획득한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비율은 약 1:1로, '리나글립틴' 등 당뇨병치료제와 뇌기능개선제 대체제 '고용량 은행엽건조엑스' 비중이 높았다. 22일 메디파나뉴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전일(21일) 기준 2024년 허가를 획득한 의약품 품목 수는 1156건으로 전년 동기(2023년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