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6000억, 효과는 불확실"‥'콜린제제'에 칼 빼든 건보공단

콜린제제, 2023년 약제비 6366억-성분군 지출 2위, 임상근거는 '불확실'
오남용·습관처방 약제 분석 확대…"적정 사용 유도, 인식 전환도 병행"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4-16 05:55

집중 관리 대상이 된 콜린제제에 대해 설명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윤유경 약제관리실장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약품비 지출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임상적 효과가 불확실한 약제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콜린제제는 국민 사용량이 많고, 국내 약품비 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집중 관리 대상으로 부상했다.

15일 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윤유경 약제관리실장은 "임상적 불확실성이 있음에도 사용량이 높은 콜린제제와, 외국에 비해 과잉 사용되는 소화기용제 등에 대해 적정 사용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처방과 사용이 이뤄지도록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급여 약제에 대한 적기 사후관리를 통해 약품비 누수 방지 및 제도 실효성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급여 재평가 및 환수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에는 스트렙토키나제(소염효소제)에 대해 환수계약을 체결해 28억7000만원을 최초 환수했으며, 포르모테롤(기관지확장제)은 임상 실패 시 환수 조건을 포함해 계약한 바 있다.

콜린제제와 관련해서는 종근당·대웅바이오 등 총 39개 제약사의 환수계약 무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공단은 이에 대해 내·외부 전문가를 통한 법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보건복지부와의 협력 체계를 통해 대응 논리를 정비하고 있다. 소송은 지난 3월 13일 종근당 등 26개사의 1차 변론이 시작됐고, 대웅바이오 등 13개사는 별도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올해 공단은 부적정 약품비 지출 구조에 대한 분석도 확대한다. 오남용이나 습관적 처방이 의심되는 약제에 대해 청구 데이터 기반의 심층 분석을 시행하며, 콜린제제도 이 대상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 통계'에 따르면 소화기용제는 OECD 평균 대비 우리나라에서 과다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콜린제제는 2023년 약제비 6366억원으로 전체 성분군 중 지출 2위를 기록했다. 2021년(5260억원), 2022년(5713억원)에 이어 콜린제제의 청구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윤 실장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대국민 홍보를 통해 부적정 처방과 사용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단은 임상재평가 약제에 대한 모니터링과 환수협상 체계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설글리코타이드(소화성궤양용제) 등 8개 약제 중 3개가 임상재평가 진행 중이며, 급여적정성 재평가 결과 '적정성 없음'으로 판정될 경우 조건부 환수계약 체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콜린제제는 허가 취하 품목에 대한 모니터링도 병행되고 있다. 일부 품목은 환자 모집 부진 등을 이유로 임상시험 기간이 2024년 12월에서 최대 2027년 12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공단은 보장성 강화 기조는 유지하되, 효과가 불분명하거나 불필요한 약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윤 실장은 "국민이 꼭 필요한 의약품은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성을 강화하면서도, 오남용되거나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약제에 대해선 면밀한 분석과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는 동시에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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