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6년제, 2년 타 교육과정 도입 취지와 달랐다"

약대·약사 등 통합 6년제 도입 목소리 거세…교육부와 논의 시작

이호영 기자 (lh***@medi****.com)2016-02-24 11:10

지난 2009년 약학대학 학제가 6년제로 개편된 이후 6년이 흐른 가운데 현행 2+4학제에서 통합 6년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는 약대교수들부터 선배 약사들까지 통합 6년제 추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
 
학제 개편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담스럽지만 현행 학제가 6년제 취지와 어긋나고 시행 이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약학대학 학장들로 구성된 한국약학교육협의회를 중심으로 통합 6년제 개편을 위한 물밑작업이 시작됐다.
 
지난해 설문조사와 해외사례 등을 연구해 만든 '6년제 약학교육의 학제 변화 연구' 보고서가 신호탄이었다.
 
약교협은 통합 6년제 도입을 위한 기초 자료를 통해 교육부와 논의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두 차례 정도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교협 관계자는 "교육부와 시작 단계의 논의지만 학제 개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기존과 달리 이번에는 다양한 분야의 입장 등이 담긴 보고서를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는 약학대학 뿐 아니라 약사, 약대생, 타 전공학생, 학부모, 고등학생 등 다양한 조사 대상이 참여했고 통합 6년제에 대해 대체로 선호한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35개 약학대학의 학제 선호도 조사에서는 31개 약대가 통합 6년제를 선호한다고 회신하며 약학교육의 주체인 약학대학의 긍정적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모든 조사 대상들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한 번에 학제를 개편하기 보다 약학대학에서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학제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약교협 이범진 이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통합 6년제 논의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범진 이사장은 "당초 취지인 약학전공을 위해 2년간 관련 과목을 다 듣고 오길 바랬지만 현실작으로 불가능했다"며 "통합 6년제를 도입하거나 2년간의 교육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논의 작업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범진 이사장의 임기 만료로 최근 새롭게 당선된 정규혁 신임 이사장(성균관대 약대 학장)도 약대 통합 6년제의 전략적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신임 이사장은 "정부가 통합 6년제에 대해 미온적 입장을 밝힌 만큼 외부와의 연대를 통해 여론화 작업 등을 병행하면서 통합 6년제를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6년제의 제도적 완성을 위해 대학설립운영규정 등 학제개편에 수반된 법 제도를 개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법 제도 개정 전까지 약대 차원의 자구적 노력과 함께 약대 교수 뿐 아니라 타 학문문야의 전문가를 포함한 가칭 학제개선추진위원회를 통해 6년제의 완성을 위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약대 통합 6년제 추진과정에 있어 약사사회도 힘이 보태질 것으로 보인다.
 
재임에 성공한 조찬휘 대한약사회장도 지난 선거 과정에서 약대 통합 6년제 추진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전했다.
 
조 회장은 당시 "약대 학제 개편의 명분은 전문화된 약사 양성과 제약산업 육성인데 통 6년제가 아닌 2+4년 학제에서는 진정한 추진 취지에 걸맞지 않다"며 "2년 동안의 전공에 대해 아무런 제한이 없고 어떤 공부를 했는지 묻지 않는 데 이공계 질서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 6년제로 바꿔야 진정한 의미의 6년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통합 6년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번져가는 통합 6년제 도입 당위성이 앞으로 교육부와의 논의 과정에서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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